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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에서 세계 바라보기 - 지역에서 출판하기 (3) 『무중풍경-중국영화문화 1978-1998』은 2006년도 영화진흥위원회 출판지원도서로 선정된 책이다. 중문학 박사과정에 있는 후배에게 중국책 가운데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하니 이 책을 권해주었다. 중국영화계에서는 작은 고전이 된 책으로 저자 다이진화는 사유의 깊이와 폭넓음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학자이자 작가인데, 글쓰기에 있어서도 정확한 어휘 선택과 개념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번역이 여간 까다롭지 않은 책이었다. 그래서 책의 중요성은 모두가 인정하고 있지만 섣부르게 번역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단 에이전시를 통해 판권 확인에 들어가고 계약을 추진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에 출판지원도서로 신청하였다. 그런데 이때 똑같은 책을 두 팀이 신청한 것이었다. 하지만 판권을 확보한 .. 2008. 12. 2.
지역에서 출판하기 (2) 산지니는 오래 버티는 매 출판사 작명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하겠다. ‘산지니’는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로서 가장 높이 날고 가장 오래 버티는 우리나라의 전통 매를 뜻하는 이름이다. 전투적인 이름이지만 이 이름은 80년대 대학생활 시 대학교 앞에 있던 사회과학서점의 이름이기도 하다. 그 시절에 그 서점에서 사회에 대한 관심을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고, 그 기억이 나에게 산지니란 이름을 가슴에 새기도록 해주었다. 또한 이름을 통해 망하지 않고 오래 버티고 싶은 꿈도 담았다고나 할까. 이름은 듣기 쉽고 외우기 쉽고 말하기 쉬워야 한다는데, 이름이 어려웠는지 만나는 사람마다 무슨 뜻인지 물어왔다. 덩그러니 사무실만 열었을 뿐 원고 하나 없이 출발해서 여러 사람을 만나러 다녔다.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2008. 11. 28.
지역에서 출판하기 (1) 아래 글은 출판전문 격주간지 236호 '기획자 노트 릴레이' 편에 실린 글입니다. 글의 분량이 길어 5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2003년 12월. 10년간 다니던 두산중공업 법무팀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창원에서 매주 기차를 타고 서울을 오르내렸다. 출판강의를 듣기 위해서였다. 일주일에 2~3일 정도 서울에 머물며 마음산책 정은숙 대표와 책세상 김광식 주간의 출판강의를 듣기도 하고, 여타 다른 강의도 수강하면서 출판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출판기획은 무엇인가,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책과 출판하고자 하는 책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리가 덜 된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출판창업을 결심하였다. 서점에도 가고 창원도서관에도 가.. 2008. 11. 27.
고소장 전북 완주군 우석대 앞 한 복사집에서 불법복제한 수십종의 책이 발견되었습니다. 그중에 저희 산지니 책이 들어 있다고 연락이 왔더군요. 관련 출판사들끼리 함께 복사집 주인을 상대로 완주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고소 사유는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저희 책은 1종만 발견되었는데, 총 몇권을 만들어 팔았는지는 모르겠고 하여간 현장에는 13권만 남아 있었습니다. 복사본이라 허접하게 만들었겠거니 생각했는데 막상 보내온 현장 사진을 보니 표지를 원책이랑 똑같이 복사해서 어떤게 진품이고 어떤게 짝퉁인지 모를 정도로 만들어 팔았더군요. 책 한 권 기획해서 세상에 내놓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품과 비용이 드는지 안다면 그렇게 개념 없는 짓은 안하겠지요. 정말 속상하네요. 물론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도 하는 거.. 2008. 11. 20.
드라마 출연한 <돌이야기> 일요일 저녁. 라는 주말 드라마를 보고 있었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인물들의 직업은 방송국 PD, 출판사 편집자, 사립학교 이사장, 고등학교 육상부 코치 등 아주 다양했습니다. 극중 이황(문소리 분)은 MBA출신 엘리트 신랑을 둔 잘나가는 북디자이너로 나옵니다. 저도 출판사에서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지라 유심히 안볼래야 안 볼 수가 없더군요. 자료실처럼 보이는 곳에서 문소리와 동료 직원이 이야기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근데 이게 왠일입니까. 상대 배우가 들고 있는 책이 무지 눈에 익은 책이더군요. 올 5월에 산지니가 출간한 란 책이었습니다. '엇. 저거 우리 책이다.' 흥분해서 소리쳤습니다. 근데 주위를 둘러보니 아무도 없더군요. 이런 중요한 장면을 같이 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니 안타까웠습니다. '무한.. 2008. 11. 14.
미국은 안 변한다 버락 오마바 상원의원이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미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을 리더로 뽑은 미국, 부시 재임 기간 동안 '세계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나라로까지 추락한 미국이 과연 변할 수 있을까요? 미국 정치외교 전문가 권용립 교수의 답은 '안 변한다'입니다. 변하지 않는 미국 외교의 바탕을 파헤친 책 에서도 그 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국 외교의 세 가지 이데올로기 첫째, '미국은 항상 위대하다'는 국민적 자의식 둘째, '인종 간에는 위계적 서열이 있다'는 인종주의 셋째, '급진주의와 혁명은 위험하다'는 반급진주의가 지난 200여 년간 미국 외교를 어떻게 끌어왔는지를 대중적 역사학의 관점에서 흥미롭게 서술한 책입니다. 부산일보에 소개된 경성대 정치외교학과 권용립 교수와의 '오바마발.. 2008.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