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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능적이고 원시적인 것이 사랑이다” “우리집에 왜 왔니?”는 “우리집에 놀러와”라는 말과 천지차이다. 이 말을 듣는 자는 고스란히 ‘불청객’의 처지에 떨어지고 만다. 영화 는 자살미수에 그치곤 하는, ‘병희’네 집에, 정체불명의 여자 ‘수강’이 쳐들어온다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가택침입죄’에 해당하는 이런 일도, 영화니까 용서되고 하나의 스토리로 풀려나간다. 그렇다면 소설 『우리집에 왜 왔니-처용아비』는 어떨까? 박명호 작가는 ‘불청객’과 ‘가택침입’에 관한 스토리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안고, 지난 9일 부산작가회의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참석했다. 갑자기 만난 비 때문에, 조금 늦게 들어갔더니, 문학평론가 손남훈 선생님의 발제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손 선생님은 발제문에서 “박명호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현재.. 2009. 6. 19.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전 토요일. 아이와 함께 해운대 고은사진미술관 국제사진가 기획전에 다녀왔다. 구와바라 시세이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전시 제목이 이었다. 구와바라 시세이 카페를 겸한 미술관은 지하부터 2층까지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하에는 구와바라 선생이 일본에서 미나마타병 환자를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2층에는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60년대부터 한국 현대사의 현장을 찍은 것들이었다. 1965년 서울에서 시위하는 대학생들, 베트남으로 파병을 나가는 장병들, 80년대 팀스피리트 훈련 장면, 88년 전두환 체포를 외치는 데모대를 진압하는 경찰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 곳곳에 렌즈를 들이댄 작품들이었다. 카페를 겸한 1층에는 1960년대 한국 농촌의 모습을 찍은 작품들이 있었는데, .. 2009. 6. 18.
책 읽어주는 로봇과 낭독의 발견 잠자기 직전 누워서 책을 보는 시간은 하루중 제일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이다. 근데, 책을 읽고는 싶은데 하루종일 모니터에 시달린 눈이 책읽기를 거부할 때가 있다. 그럴땐 남편에게 읽어달라고도 하는데 문제는 남편의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는 거다. 물론 부탁하는 처지에 아나운서처럼 또박또박한 발음까지 기대하는 건 아니지만 부산토박이인 남편의 발음은 '으'와 '이' 가 구분 안되는 건 기본이고 간혹 뭔소린지 알아듣기힘들 때도 있는데 그러면 몇번씩 되물어야 한다. 게다가 책을 소리 내어 읽는 일이 무척 쑥스러운지 감정도 없이 줄줄 읽어대기만 하니 재미가 없다. 그로 그럴 것이 초등학교 때 매일매일 국민교육헌장을 낭독해본 일 외에는 살면서 낭독의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이다. 실은 나도 그렇다. 일본에서는 책 읽어주는.. 2009. 6. 16.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받은 생일카드 어제가 생일이었다. 친구들로부터 받은 생일 축하 문자, 딸한테서 받은 생일 선물, 남편의 생일 케익 등 여러 가지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는데,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받은 생일 축하 카드는 정말 뜻하지 않은 선물이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지역 주민 스스로 뜻을 모아 도서관을 세우고 운영해가고 있는 도서관이다. 매달 이 도서관에 많지 않은 후원금을 내고 있는데, 그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생일카드를 보내온 것이었다. 더운 날씨에 힘 내라고 레모나 세 개를 동봉해서... 도서관 운영도 쉽지 않을 터인데 일일이 후원자들을 챙기는 마음이 고마웠다. 개관식 이후 자주 가보지는 못했지만 한 번씩 들를 때면 마치 우리집 안방처럼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계단을 올라가면 다락이 있고, 구석구석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기 때문에 .. 2009. 6. 12.
처음 심어본 고추모종 서면에 나갔다. 영광도서에 들러 시집들을 살펴보았다. 곧 출간될 시집 표지 디자인 때문이다. 양장제본을 할건데 커버(겉표지)를 씌울지 말지 아직 결정을 못했다. 시집이 출판사 별로 모여 있어 보기 편했다. 간혹 화려한 속옷만 입고 있는 시집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수수한 속옷과 화려한 겉옷을 같이 입고 있었다. 유행을 따를 건지 나홀로 개성을 찾을 건지 결정해야한다. 개성만 찾다가 독자들에게 왕따당하는 건 아닐까... 다행히 시집 코너가 2층 구석뎅이에 있어 직원들 눈치 안 보고 마음껏 구경했다. 평대와 서가에 꼽혀 있는 거의 모든 시집들을 들쎠봤다. 서점 직원들은 나같은 손님이 싫을 것이다. 사지도 않으면서 책마다 죄 손때를 묻혀 놓으니 말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책을 만들려면 많이 봐야 하니 말이다... 2009. 6. 11.
걷고 싶은 길  나는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서 행복을 찾는다. 지구의 표면에서 다리를 움직이며 나의 존재 이유와 매일의 환희를 누린다. 걷는 것은 인생의 은유다. 사람은 무엇을 향해 걷는가?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직 우리가 걷는 길이다. 나는 걷는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서 존재를 증명한다. 걷기는 세상의 가장 희한한 종 진화 역사의 결과다. - 이브 파갈레의 『걷는 행복』 요즘 많은 사람들이 걷기 매력에 빠져 있다. 여기저기 걷기 열풍이다. 여러 매체에서 걷기 좋은 길을 찾아서 소개하며 걷기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걷는 것은 아무 데서나 할 수 있고 특별히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건강까지 챙길 수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시간, 장소 불문하고 많이들 걷는 즐.. 2009.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