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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방 사회 일본-어쩜 그리 우리와 똑같은지 연일 나라는 시끄러워지고 없는 사람은 점점 더 구석으로 내몰리는 세상이다. 재개발이라는 명목 하에 그나마 틀고 있던 보금자리를 빼앗기고 밀려날 수밖에 없는 사람들. 뉴타운 행복도시가 허울 좋은 구호일 뿐이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재개발로 번듯한 아파트가 들어선들 거기 다시 발붙일 수 있는 사람은 그나마 가진 돈이 있는 사람들이다. 재개발이 돈 많은 투기꾼들의 배를 불려주거나 시공을 맡아 하는 건설회사의 이익에 봉사하는 일일 뿐이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건설 또 건설, 삽질 또 삽질을 멈출 줄을 모른다. 벌써 6개월 전에 용산참사라는 엄청난 희생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반성할 줄도 모른다. 그런데 이런 참담한 상황이 우리의 일만은 아닌 모양이다. 흔히 우리나라보다 10.. 2009. 7. 24.
[일기] 다시 주목받는 '게공선' '게공선(게잡이 배)'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고? 아침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특이한 뉴스를 발견했다. '게공선'이라면 20여 년 전 읽어본 소설이 아닌가. 그런데 그 책이 지금 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지? 1929년에 발표된 고바야시 다키지의 '게공선'이라는 일본 소설이 예년에 비해 47배나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게공선'은 게잡이 배를 무대로 가혹한 노동현실에 신음하는 노동자를 그린 소설. 일본공산당원이었던 작가는 1933년 일본 경찰의 모진 고문 끝에 숨졌다. 내가 읽었던 책은 1987년 부산에 있는 친구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한 것이었다. 출근하자마자 당시 '게공선'을 번역했던 이귀원 선생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를 걸었다. 일본에서 이 책이 많이 팔린다는 사실에 대해 이 선생은 놀랍다.. 2009. 7. 23.
사람냄새나는 구포장날  얼마 전에 구포시장을 지날 길이 있어 잠깐 들러 저녁 찬거리를 샀다. 마침 장날이라 시끌벅적 발 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였다. 구포시장은 3,8장이라 3일과 8일에 장이 열린다. 장날에는 난전도 서니 볼거리도 많고 물건도 풍성하고 가격도 싼 것 같다. 장날 구경을 하는 것을 좋아해 천천히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장도 한 아름 보고 싶었지만 사정상(나를 모셔갈 차가 대기 중^^) 다음으로 미루고 급한 저녁 찬거리만 샀다. 고등어 두 마리 3,000원, 고추 한 무더기 1,000원, 초고추장에 찍어 먹을 한치 5,000원어치, 감자가 싱싱해 보여 한 바구니 2,000원, 장날에는 과일도 싸니 이왕 장보는 거 참외 3,000원어치. 들고 갈 힘만 있으면 이것저것 더 사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 이상은 나의 팔에.. 2009. 7. 16.
사라져가는 '부채의 운치' 부산대 한문학과 선생님 두 분이 사무실에 오셨다. 올 가을 학기에 맞춰 나올 한자책 교정을 보기 위해서다. 계절학기 강의를 마치고, 더운 날씨에 약속 시간에 맞추느라 부랴부랴 오신 것이다. 시원한 냉수를 대접한 후 한 분이 들고 계신 부채가 눈에 띄어 "여름엔 부채만한 게 없죠. 한문학과 샘이라 다르시네요. 저도 올 여름 나려면 하나 장만해야겠어요" 하며 탐을 냈더니 선뜻 "그럼, 드릴까요?" 하시는 것이다. "고맙습니다." 하고 넙죽 받았다. 괜히 예의상 거절했다간 도로 뺏길까봐 푼수짓을 좀 했다. 대나무 살에 한지를 발라 만든 넓적한 부채가 정말 시원해 보였기 때문이다. 2007년 출간된 란 책이 있다. 중국인과 밀접한 3가지 소재(차, 요리, 부채)를 통해 중국인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보는 중국생활.. 2009. 7. 14.
벼룩시장 브랜드로 아이 키우기 우리 원서 옷은 거의가 벼룩시장 브랜드다. 아이가 두 살땐가 동네 놀이터에서 마을도서관이 주최한 벼룩시장이 열렸다. 그때 500원을 주고 츄리닝을 한 벌 샀는데 너무 좋은 거였다. 압*바 유명 브랜드 옷이었는데 매장에서 정가를 주었다면 5-6만원은 주어야 했을 터. 비록 좀 낡기는 했지만 새옷이 아이의 피부에 안 좋다고 일부러 낡은옷을 입히는 사람도 많은데 뭐 좀 낡은 게 대수랴. 이후 나는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쫓아가는 알뜰 엄마가 되었다. 젤 크게 열리는 벼룩시장은 단연 시청 광장. 한 달에 한 번 세째주 금요일에 장이 서는데 겨울에는 추워서 건너뛰고 봄부터 가을까지다. 작년 3월,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청 벼룩시장에 처음 가보았다. 그리고 완전 대박이 났다. 남자아이를 키운 어떤 엄마가.. 2009. 7. 9.
우렁이 값이 제초제 값보다 싸! - 지리산길(2) 지리산길의 첫 마을인 매동마을에서 민박을 하기로 했다. 매동마을엔 민박하는 집이 30여 가구쯤 되는데 그중 한 집을 소개받았다.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니 민박집 할아버지가 경운기를 몰고 마중나와 계셨다. 경운기를 타고 굽이굽이 산길을 넘어 민박집에 도착했다.  할아버지 민박집 이름은 '대밭 아랫집'. 이름이 너무 정감 있게 들려 "할아버지, 집 이름이 대밭 아랫집이네요"하면서 웃었더니 할아버지도 "대밭 아래 있으니께 대밭 아랫집이재" 하시며 허허 웃으셨다. 그러고 보니 집 뒷켠으로 대숲이 무성했다. 마을의 다른 집들은 어떤 이름을 가지고 있을까 궁금했다. '마을 어귀 첫집' '파란대문집' 이런 이름들일까. 이 마을도 여느 농촌처럼 젊은 사람이 별로 안보였다. 할아버지네도 1남4년데 다 출가해 도시에서.. 2009.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