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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시인선53

거칠지만 자유롭게 노래하다-서규정『다다』(책소개) 거칠지만 자유롭게 낮은 곳에서 도약을 노래하다 거칠지만 자유롭게 자신의 시 세계를 펼치는 서규정 시인의 신작 시집 『다다』가 출간되었다. 등단 이후 일곱 번째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서규정 시인은 현실과 정치에 대한 비판적 시선,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의 관계를 투박하지만 서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다른 시인들이 좀처럼 ‘문학’에 포함시키려 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적극적으로 시화”(고봉준, 해설)하는 편인데, 낮은 자세로 우리 삶 구석구석을 헤집으며 서정적으로 풀어내는 시어들은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봄날에 터지는 건 꽃망울뿐인데남의 집에 들어가 눈뜨고 낮잠 자는 주인에게 놀라그 자리에서 졸도한 좀도둑 같은, 뜬눈이 지키는 세월이다목련화야 내 생애 단 한번만이라도그대 발밑에 잠들고 .. 2016. 5. 31.
장미와 시집 새 책 나와 기쁜 날 퇴근길 담장에 흐드러진 빨간 장미가 걸음을 멈추게 한다. 오월은 장미와 시집이 있어 행복한 달 2016. 5. 18.
[이 아침의 시] 밥벌 - 성선경(1960~ ) 밥벌이는 밥의 罰이다. 내 저 향기로운 냄새를 탐닉한 죄 내 저 풍요로운 포만감을 누린 죄 내 새끼에게 한 젓가락이라도 더 먹이겠다고 내 밥상에 한 접시의 찬이라도 더 올려놓겠다고 눈알을 부릅뜨고 새벽같이 일어나 사랑과 평화보다도 꿈과 이상보다도 몸뚱아리를 위해 더 종종거린 죄 몸뚱아리를 위해 더 싹싹 꼬리 친 죄 내 밥에 대한 저 엄중한 추궁 밥벌이는 내 밥의 罰이다.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산지니) 中 세상이 나에게 다그쳐 묻습니다. 젊은 시절 품었던 꿈과 이상은 어찌한 채 밥벌이하느라 그렇게 바쁘냐고. 사랑과 평화를 노래했던 너의 과거는 모두 거짓이었냐고.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합니다. 다만 그 대가로 내려진 벌을 받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집을 나섭니다. 세상의 수많은 가장이 자식 입에.. 2016. 5. 3.
제7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성선경『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지난 4월 20일(수) 제7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성선경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로 꾸며졌는데요, 시만큼 위트가 넘치는 성선경 선생님의 입담으로 한 시간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저자이신 성선경 시인과 최학림 부산일보 논설위원의 대담으로 진행된 이날의 행사는 시 속에 들어 있는 의미와 그 의미를 통해 시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이야기한 여러 시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 편을 옮겨 볼까하는데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분들도 시의 의미와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성선경 (이하 성) : 먼저 제목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라는 제목에서 .. 2016. 4. 25.
성선경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책소개) 산지니 시인선 세 번째 시집으로 성선경 시집이 나왔습니다. 제목이 독특하지요.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라니요. 봄처럼 푸석해진 내 마음 어디를 콕 찌르는 시입니다. 생의 무력함 속에서도 빛나는 일상의 소중함과 정신적 성숙 희망이란 뭐 별건가?내년이면 아들은 졸업반등록금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게 어디냐?나는 다시 힘이 나고 용기가 솟는다이야 이야 이야오. -「아주 꾀죄죄한 희망」 부분 그는 궁색하고 누추한 우리 삶의 틈을 벌린 뒤 능수능란한 언어의 촉수를 그 속으로 집어넣어 우리를 간질이고, 나는 저 웃기는 이야기들에 배꼽을 잡는다. _최학림(부산일보 전 문화부장) 무력함과 무상함에 노출된 존재의 원형적 감정의 한 형상을 이번 시집에서 보여주고 있다. _김경복(문학평론가, 경남대 교수) 평범한 일상 속에서.. 2016. 3. 25.
소금처럼 스며드는 시어들이 빛을 발하다-『소금 성자』(책소개) 산지니시인선 002 소금 성자정일근 시집 구체적인 삶을 통한 희망가,궁극의 서정을 말하다 히말라야 설산 높은 곳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물속에 숨어 있는 소금을 받아내는 평생 노역이 있다// 소금이 무한량으로 넘치는 세상// 소금을 신이 내려주신 생명의 선물로 받아// 소금을 순금보다 소중하게 모시며// 자신의 당나귀와 평등하게 나눠 먹는 사람이 있다. _「소금 성자」, 전문. 정일근의 열두 번째 시집 『소금 성자』가 산지니에서 출간되었다. 서정시인 정일근은 1985년 신춘문예 등단 이후 『바다가 보이는 교실』(1987), 『기다린다는 것에 대하여』(2009) 등 30여 년간 꾸준히 시집을 발표해온 중진시인이다. 특히 구체적인 삶을 통하여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그의 시세계는, 일.. 2015.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