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책 만드는 엄마의 아이 키우기43

벼룩시장 브랜드로 아이 키우기 우리 원서 옷은 거의가 벼룩시장 브랜드다. 아이가 두 살땐가 동네 놀이터에서 마을도서관이 주최한 벼룩시장이 열렸다. 그때 500원을 주고 츄리닝을 한 벌 샀는데 너무 좋은 거였다. 압*바 유명 브랜드 옷이었는데 매장에서 정가를 주었다면 5-6만원은 주어야 했을 터. 비록 좀 낡기는 했지만 새옷이 아이의 피부에 안 좋다고 일부러 낡은옷을 입히는 사람도 많은데 뭐 좀 낡은 게 대수랴. 이후 나는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쫓아가는 알뜰 엄마가 되었다. 젤 크게 열리는 벼룩시장은 단연 시청 광장. 한 달에 한 번 세째주 금요일에 장이 서는데 겨울에는 추워서 건너뛰고 봄부터 가을까지다. 작년 3월,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청 벼룩시장에 처음 가보았다. 그리고 완전 대박이 났다. 남자아이를 키운 어떤 엄마가.. 2009. 7. 9.
싫어 싫어 잉잉~ 나도 갈거야 - 마을도서관 운영회의 한 달에 한 번 마을도서관 운영회의가 있는 날이다. 회의가 저녁 8신데 마침 남편이 일찍 퇴근했다. 4살짜리 막내 녀석을 회의에 데리고 가면 회의 내내 무릎에 앉아서 책을 읽어달라고 하는 통에 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다. 회의를 하는 건지 놀다가 오는 건지... 기말고사를 앞두고 있는 누나랑 형한테 맡겨 놓고 갈 수도 없어서 걱정했는데 잘 됐다. 아이들 저녁을 다 먹이고 나서 “얘들아. 엄마 갔다 올게.” 하고 집을 나서는데, 막내가 쫓아 나온다. “엄마~ 잉잉잉~ 나도 갈래~” “엄마 금방 올 건데 집에 있지.” “싫어 싫어, 잉잉잉~ 나도 갈 거야.” 이쯤 되면 어쩔 수가 없다. 데리고 가는 수밖에. 은 남산동에 있다.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만들었다. 구에서 운영하는 이 있기는 하지만 큰 길을 .. 2009. 6. 30.
공원에서 본 건 무슨 차?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이라는 걸 쓴다. 그야말로 아이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간단하게 적어서 교사와 부모가 소통을 하는 도구다. 어린이집에서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선생님이 적어 보내면 엄마는 아이가 집에서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적어서 다시 어린이집으로 보낸다. 간혹 선생님께 부탁할 일이 있으면 쓰기도 하고, 선생님도 부모에게 요청할 사항이 있으면 써서 보낸다. 지난 하루장을 들쳐보면 재밌는 게 많다. 형도, 누나도, 온 가족이 돌려가며 하루장을 재미있게 읽는다. 이 하루장에는 아이의 커가는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비가 그쳐서 지렁이를 보러 갔다. 지렁이 찾아서 이곳저곳 다니다가 늘 가던 매드민턴장에서 지렁이 발견. 원서는 조금 무서워한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친구들이 지렁이 건드리는 것 보기.. 2009. 6. 25.
구와바라 시세이 사진전 토요일. 아이와 함께 해운대 고은사진미술관 국제사진가 기획전에 다녀왔다. 구와바라 시세이라는 일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었다. 전시 제목이 이었다. 구와바라 시세이 카페를 겸한 미술관은 지하부터 2층까지 전시실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하에는 구와바라 선생이 일본에서 미나마타병 환자를 찍은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2층에는 전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60년대부터 한국 현대사의 현장을 찍은 것들이었다. 1965년 서울에서 시위하는 대학생들, 베트남으로 파병을 나가는 장병들, 80년대 팀스피리트 훈련 장면, 88년 전두환 체포를 외치는 데모대를 진압하는 경찰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 곳곳에 렌즈를 들이댄 작품들이었다. 카페를 겸한 1층에는 1960년대 한국 농촌의 모습을 찍은 작품들이 있었는데, .. 2009. 6. 18.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받은 생일카드 어제가 생일이었다. 친구들로부터 받은 생일 축하 문자, 딸한테서 받은 생일 선물, 남편의 생일 케익 등 여러 가지가 나를 행복하게 해주었는데, 느티나무도서관에서 받은 생일 축하 카드는 정말 뜻하지 않은 선물이었다. 느티나무도서관은 지역 주민 스스로 뜻을 모아 도서관을 세우고 운영해가고 있는 도서관이다. 매달 이 도서관에 많지 않은 후원금을 내고 있는데, 그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생일카드를 보내온 것이었다. 더운 날씨에 힘 내라고 레모나 세 개를 동봉해서... 도서관 운영도 쉽지 않을 터인데 일일이 후원자들을 챙기는 마음이 고마웠다. 개관식 이후 자주 가보지는 못했지만 한 번씩 들를 때면 마치 우리집 안방처럼 편안함을 주는 곳이다. 계단을 올라가면 다락이 있고, 구석구석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기 때문에 .. 2009. 6. 12.
노트북에 웬 딸기가? 책을 만들기 위한 편집과 교정작업 때문에 늘 노트북을 끼고 사는 엄마. 4살짜리 아이는 그런 엄마한테 늘 놀아달라고 치대기 마련이다. 급하게 해야 할 작업 때문에 또 책상 앞에 앉아서 노트북을 두들기고 있는데 원서가 다가왔다. "엄마 나도 할래." 무릎 위로 기어 올라 제가 자판을 만지작거린다. "안 돼 ~~~~~" 지금까지 해놓은 작업 다 망치면 안 되는데... 할 수 없이 아이와 함께 일하기로 했다. "원서야 엄마가 하라는 대로 해." 하고는 엔터키, 스페이스, 델리트 키를 가르쳐 주었다. 내가 작업을 하다가 엔터키를 쳐야 할 시점에서 "원서야. 엔터키" 하면 아이가 엔터키를 누르는 것이다. 시켜보니 곧잘 했다. 그리고 재미도 있는 모양이었다. "엔터키" 하면 엔터키를 누르고, "야 잘했다." 한번 .. 2009. 6.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