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후기81 대학도서관의 변신 출판전문지 331호가 도착했다. 전자책의 미래를 생각하는 특집 기사도 좋았지만 ‘기획획의가 만난 사람’을 재밌게 읽었다. ‘대학도서관의 전도사’라는 제목으로 숭실대학교 박영철 학술정보운영팀장을 인터뷰한 글이었다. 대학도서관이라면 단순히 책을 보관하고 열람 대출하는 곳 혹은 시험공부하는 ‘준 독서실’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인데 숭실대 도서관은 살아 움직이는 공간이 되었다. 변신한 도서관의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자. 리에종 서비스 ‘맞춤형 사서 제공 서비스’로 학과별 전담 사서를 배치하여 평생교육학과, 경영학과, 법학과 등 6개 학과 교수와 대학원생에게 교육연구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서 대부분이 문헌정보학 전공자들이라 학과별 전담을 맡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 2012. 11. 14. 울란바트라의 눈, 그리고 여기 부산. 제 오랜 꿈은 몽골 사막에 나무를 심으며 사는 것이었습니다. 가끔 몽골에 나무를 심으러 간 봉사단체들을 보면 가슴이 울렁울렁 했습니다. 물론 저는 천냥 마트에서 산 당근 화분을 죽인적도 있고 지금 키우고 있는 허브 화분도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천은 작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하는데 좀처럼 잘 되지 않네요. 흑흑) 지금은 나무의 환생, 종이로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책을 읽고 누군가 꿈을 꾸게 된다면, 이것도 나무 심기에 일조한게 아닐까요. 호호 조금 끼워 맞췄습니다. 갑자기 몽골 이야기를 한 이유는 오늘 아침 지하철에서 읽은 시 한 편 때문입니다. 저는 일주일의 가장 끝 금요일을 향해가고 아침에는 때 맞추어 비도 내렸습니다. 시인의 맞이한 울란바토르의 아침은 어떠했나요? 월요일이 시작되었.. 2012. 8. 31. 용기가 필요하다면,『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를 시사인이 지면을 주지 않으니, 직접 나설 수 밖에. 산지니의 빛나는 걸작 출판되었지만 잘 알려지지 않는 책들. 혹은 편집자 개인 취향대로 읽어서 좋은 책들을 앞으로 꾸준히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비극을 담은 여러 목소리,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타인의 고통을 듣는 일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더욱이 타인이 침묵하기 원한다면. 저자 우르와쉬 부딸리아는 인도-파키스탄 분단의 비극을 10년동안 70명의 사람에게 물었다. 저자 자신도 과거의 비극을 침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묻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저자는 왜 타인의 침묵을 깨기 원했는가? 고민은 과연 헛된 것일까? 의문점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민족/국가개념이.. 2012. 7. 30. 내 노동에 가격을 매긴다면? 『4천원 인생』 2주 전쯤 우연히 서점의 매대에서 이끌려 구입하게 된 책, 『4천원 인생』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언뜻 코믹해 보이기까지 한 표지에 이끌려, 뭐지? 『88만원 세대』의 아류작인가? 하고 치부해 버릴뻔 했습니다. 사실 이와 같은 '노동'관련 책들은 우리와 동시대의 삶을 살아나는 사람들의 삶을 담아내면서 우리의 삶 또한 바꿔나갈 수 있는 기폭제가 될만한 주요한 서적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논의의 장을 마련하지 못하고 묻어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88만원 세대』라는 책을 생각해 봅시다. 이 책은 사람들 입에 회자되면서 '88만원 세대'라는 것을 유행어로 만들뿐만 아니라, 그동안 정치적으로 소외되었던 20대에 대한 고민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이 책으로 세상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지금껏 생각없고 .. 2012. 7. 10. 서점은 문화다, 『뉴욕, 비밀스러운 책의 도시』 있어보이는 게 제일 중요해 앞으로 10년 동안 진행될 문명의 흐름을 두 가지 키워드로 점쳐본다면 "대자본화"와 "인터넷"이 아닐까? 과거 10년을 돌아보면 이 두 가지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마련되었고, 강력한 독재자가 나타나 전권을 휘두른다 해도, 이 두 흐름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어 보인다. 대자본은 혼자 운영할 수 있는 구멍가게마저 흡수해버렸다. 이제는 사람들도 동네 빵집보다는 전국적인 브랜드 네임을 가진 빵집을 더 신뢰하고 찾는다. 동네 빵집은 왠지 없어보이고 믿음이 안 간다. TV광고에 나오는 빵집 정도는 가줘야, 내 자신이 좀 있어보이고 구매만족도 크게 느낄 수 있다. 이미 사람들의 인식도 대자본화에 맞춰 변화한 것이다. 미디어에 비쳐져야만 '좋은 것', '신뢰할 만한 것'의.. 2012. 3. 27. 봄맞이 詩 이제 곧 꽃샘추위도 시샘을 거두고, 완연한 봄이 오겠지요. 하지만 지구온난화 때문에 점점 짧아지는 봄은 눈깜짝 할 사이에 지나갈 것이고 앗! 벌써 여름이라니! 하며 사무실에 앉아 울상짓고 있을 모습이 벌써부터 눈에 훤합니다. 그래서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름하여, 이 시들이 짧은 봄을 길게 만들어줄 겁니다. 얍!! 좋은 풍경 -정현종 늦겨울 눈 오는 날 날은 푸근하고 눈은 부드러워 새살인 듯 덮인 숲 속으로 남녀 발자국 한 쌍이 올라가더니 골짜기에 온통 입김을 풀어놓으며 밤나무에 기대서 그짓을 하는 바람에 예년보다 빨리 온 올 봄 그 밤나무는 여러 날 피울 꽃을 얼떨결에 한나절에 다 피워놓고 서 있었습니다. 아직 겨울인데, 밤나무는 혼자 봄이 왔습니다. 아, 정말.. 2012. 3. 13. 이전 1 ··· 8 9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