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에 해당되는 글 218건

  1. 2012.12.26 문화계는 떠나거나, 투쟁하거나
  2. 2012.11.14 왕가위, 발 없는 새를 위하여 (4)
  3. 2012.11.01 강동수 선생님 제29회 요산문학상 수상!
  4. 2012.10.31 책드림콘서트-고은 선생님을 만나다.
  5. 2012.10.24 아시아문화 한마당에서 가을과 어울림. (2)
  6. 2012.10.23 런던의 가을을 느낄 수 있는 영화 (2)
  7. 2012.10.15 십대 소녀들의 하하, 호호 산지니 방문기 (2)
  8. 2012.10.13 초저예산 독립영화 '가시꽃'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다 (4)
  9. 2012.09.28 추석선물 무엇으로 하지? (2)
  10. 2012.09.26 엘뤼에르의 전자책 사용기! (7)
  11. 2012.09.20 가을맞이, 국제도서주간 52페이지 다섯번째 문장
  12. 2012.09.07 사실 저는 휴가였습니다. (3)
  13. 2012.08.14 <휴가특집 포스팅 ③> TV를 꺼라, 새로운 여름이 온다. (4)
  14. 2012.08.08 <휴가특집 포스팅②> 책으로 세계여행 떠나기! (10)
  15. 2012.07.28 런던올림픽개막식, Hey Jude는 누구인가? (4)
  16. 2012.07.20 산지니에 날라온 뉴스] 한국출판인회의, 진흥원장 낙하인사 비판 (1)
  17. 2012.06.01 산지니와 한국해양대학교가 가족회사가 되었습니다.
  18. 2012.05.19 2012 원북원부산 선정도서 선포식에 다녀왔습니다. (2)
  19. 2012.05.17 경남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의 선물 (7)
  20. 2012.05.09 KNN 다큐 <위대한 비행> (3)
  21. 2012.04.18 세헤라자드의 침실―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창립총회에 다녀오다 (2)
  22. 2012.04.10 마흔, 논어를 가르쳐야 할 시간
  23. 2012.03.08 홍세화에게 듣는 '프랑스와 한국'
  24. 2012.02.06 게발이 이렇게 예뻤나?
  25. 2012.01.16 이게 웬 떡




벌써 일주일이 훌쩍 지났군요. 가마골 소극장에서 연 뮤지컬 <미스쥴리>를 보고 왔습니다. 지금은 <오구>가 뜨겁게 상영 중입니다. 첫 회 공연은 매진되었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습니다. 다음달 6일까지 한다고 하니 저도 서둘러야겠습니다. <오구>를 마지막으로 이제 가마골 소극장은 부산을 떠나 폐관을 합니다. 






세상에 비밀 하나, 연극


대학교를 입학하고 봄날, 이상하게 할 일이 없었고 저는 혼자 '출사'라는 명목 아래 자주 카메라를 들고 부산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는데, 그때 제가 다녀 온 장소를 소개했더라도 '파워블로그'는 되지 못했겠지만, 그렇게 자주 여행을 했습니다. 그날은 보수동 헌책방을 둘러보고 용두산 공원으로 가는 길이었던 것 같습니다. 용두산 공원 편의점 바로 앞에 조그마한 간판에 '가마골 소극장' 을 보았습니다. 소극장? 호기심이 발동했고 그곳을 조심히 들어가 보니 연극을 하는 곳이었습니다. 한 번도 연극을 본 적이 없고 마침 저도 대학생이니 그래, 이제부터 연극을 보는 거야 하며 연극에 심취하려고(?) 했습니다.


이후 자주 친구를 꼬드겨 연극을 봤는데 아무래도 티켓 값이 부담되기도 했는데 마침 같은 학과에 친구가 가마골 소극장에 스텝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절호의 기회가! 


사람이 없는 수요일에는 반값 티켓이 올라왔는데 믿을 수 없겠지만 만 원이면 연극 한 편 오천 원, 밥 한끼 삼천 원, 이천 원 차비까지 만 원에 행복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아 물론 커피 값은 별도입니다. 그때 본 연극들이 연희단거리패의 힘을 보여준 <바보각시>, <햄릿>, <어머니> 등이었습니다. 작은 공간 속에 오밀조밀 모여 한 번을 위해 열정을 쏟는 배우들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면, 시시했던 대학 1년 시절에 혼자 세상에 비밀을 하나 알게 된 기분이었습니다.




연극에 비밀 하나


지금도 운영 중에 있는 자갈치 아카데미는 시민이 직접 연극을 배울 수 있습니다. 물론 심취하려 했지만 심취하지 못했던 저는 대신 친한 친구가 연극을 배우러 갔습니다. 방학 동안 자갈치 극단 배우들과 생활하면서 작은 역이라도 배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는 과정입니다. 친구의 고통스런 다리찢기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연극에 심취하지 못한 저는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즐거워했습니다. 덕분에 연극의 비밀을 하나 알게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아, 연극을 하려면 일단 다리찢기를 하는 구나'하면서...


여전히 부산을 지키는 많은 연극단들이 있지만 추억이 있던 가마골 소극장이 폐관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왠지 모르게 슬퍼졌습니다. 내가 자란 고향이 댐 건설로 수몰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단일화되는 매체와 싸우는 문화계


연극계뿐만 아니라 영화계, 출판계는 시름시름 앓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부러진 화살>과 <남영동1985>를 만든 정지영 감독은 영화산업에 거대 자본이 투자에서 배급까지 장악하면서 반대로 그렇지 못한 작은 영화들은 상영권에서 소외당하는 것을 비판했습니다.  



 -수직계열화의 문제점은 무엇인가요?  

“자기가 투자하고 자기가 제작해서 상영까지 한다는 것이죠. 그 안에서 돌리면 손해날 것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어떤 경우는 다른 영화는 희생하는 것이거든요.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고르는 경우도 많거든요. <남영동 1985>도 상영 1주일 만에 씨지브이에서 오전 11시 반과 밤 12시50분 상영으로 밀려났어요. 자기들이 만든 영화 2편만 열어놓고요. 김기덕 감독이 이야기한 것도 이런 거죠. 상품이 진열장에 없는데 사람들이 무슨 재주로 상품을 골라요? 맨날 관객들에게 사과와 오렌지나 짜장면만 제공하면 관객들을 먹다 질리죠. 현재 수식계열화 체제는 다양성 훼손, 보편적 획일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죠.”           

 <한겨레> 12월 23일자 정지용 감독 인터뷰 기사 일부  



/뉴시스

거대 외국 영화산업에 살아남기 위해 한국 영화계가 든 대책은 '스크린 쿼터제'였습니다. 한국 영화를 일정 기간 상영해 한국 영화의 상영권을 보장받는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 영화산업 안에서 거대 자본에 밀린 영화가 상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계와 연극계 모두,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출판계는 도서정가제로 기나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인터넷 서점의 지나친 할인율로 가격 경쟁에서 밀린 동네 서점들은 문을 닫고 있습니다. 아아... 그뿐인가요, 마트에서 벌어지는 할인 경쟁에 동네 슈퍼가 사라지는 것과 같네요. 


물론 책을 팔면 온전히 다 출판사가 갖는 것이 아닙니다. 원고를 쓴 저자, 책을 만드는 출판사, 인쇄하는 인쇄소, 제본하는 제본소, 그 외에 책을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과 책을 팔면서 이익을 나눕니다. 할인율로 수익이 줄어들면 결국 함께 종사하는 사람들 모두 이익이 줄어듭니다. 결국 책을 판매할 수 있는 유통구조가 제한적이고 수직적으로 변한다면 다양한 책을 경험할 수 있는 독자들의 경험도 제한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겠지요.

 

지금 문화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떠나거나 투쟁합니다. 누군가 연극인이 되고 싶다면, 시인이 되고 싶다면,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면 생계 걱정 말고, 마음껏 해보라고 응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새해는 간절히 바랍니다.














Posted by 동글동글봄

왕가위,

    발 없는 새를 위하여



왕가위, 그의 영화를 봤던 사람이라면, 일명 왕가위 영화라 불리는 그의 영화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뉜다. 지루한 스타일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이를을 듣자마자 거부 반응을 보일 것이며, 애잔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화면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그와는 정반대일 것이다. 이렇게 세상은 왕가위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과 왕가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양분된다. 그리고 나의 경우는 후자라고 할 수 있다. 





어렸을 때는 참 사소한 것들 가지고도 상처를 받곤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타인은 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까. 항상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는 이들에게도 같은 취향을 가지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소통할 수 없는 현실에 답답해하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 후 좀더 자라서야 겨우 취향이라는 문제에 구차해지지 않고 무덤덤해질 수 있게 되었다. 취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이 슬픈 일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레 직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일은 여전히 반가운 일일 수밖에 없다. 내가 읽었던 책을 그도 감명 깊게 읽었다는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그도 즐겨 듣는다는 사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그도 몇 번이고 다시 볼 정도로 빠져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 사람과 나의 거리는 가까워질 수 있으며 이야기 소재 또한 충분해진다.

사람의 취향은 다양하기에 수많은 취향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특별히 영화에 관해서라면 더더욱 그렇다. 사람들의 영화에 대한 취향만큼은 각양각색이고, 따라서 똑떨어지게 일치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자신이 끝까지 본 영화라면, 그 영화에 대한 판단기준을 전적으로 자신의 기준에 맡기기 때문이다.

지금껏 많은 사람을 알게 되었지만, 신기하게도 취향이 일치하는 친구를 잊을 수 없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이다. 그 친구를 알게 된 것은 어쩌면 내 인생의 커다란 행운이 아니었을까. 실연으로 몸속의 수분이 다 빠져나가 더 이상 울 수 없게 달리던 <중경삼림>의 금성무의 대사를 좋아한다던 그 아이와, 비디오 대여점에는 없어서 보지 못했다는 <아비정전>을 구해서 함께 봤다. 영화 속 슬픈 눈망울을 굴리던 아비역의 장국영이 자살한 것은 내가 왕가위의 영화를 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고, 좀 더 지나 <2046>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었다.

그토록 보고 싶었지만 구하기 힘들었던, 혹여나 극장에 개봉해도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보기 힘들었던, 그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지루함에 약간 고개를 흔들지만, 결국 보고 나면 그 대사 그 장면 하나하나가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던, 왕가위 그의 영화들.




엇갈리는 청춘들의 외로움에 대한 보고서

왕가위 영화의 청춘들은 서로 한가지의 고독을 안고 있는 불안한 삶과 사랑을 보여주고 있기에, 할리우드 영화처럼 흥미진진하지 않고 일면 지루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그런 이유에서 왕가위 감독의 광적인 팬들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청춘들처럼 과장된 젊음이 아닌, 진실한 젊음의 외로움을 영화 속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접했던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화양연화>이다. 불륜이라는 소재를 담은, 지극히 통속적일 수밖에 없는 사랑 이야기를 느린 음악과 약간은 우울하면서도 자극적인 화면 속에 그려내고 있었다. 좋아하면서 좋아한다는 말조차 할 수 없이 스쳐 지나가는 떨림으로, 참은 눈물로 표현하고 있는 사랑을 말이다.

<아비정전>은 또 어떠한가. 아비정전에 나오는 모든 사랑은 엇갈린다. 수리진(장만옥)과 루루(유가령)는 아비(장국영)를 잊지 못하지만, 아비는 자신이 말했던 발 없는 새 이야기처럼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빗속에서 순찰을 돌던 경찰(유덕화)은 수리진을 좋아하지만, 수리진은 경찰이 떠나고 나서야 그를 다시 찾는다. 아비의 친구로 나오는 장학우 또한 루루를 흠모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은 매한가지다.


"발 없는 새가 있지. 날아가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평생 딱 한번 땅에 내려앉을 때가 있는데 그건 죽을 때라지." "죽기 직전 뭐가 보이는지 궁금했어. 난 눈 뜨고 죽을 거야. 죽을 땐 뭐가 보고 싶을까? 발 없는 새가 태어날 때부터 바람 속을 날아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어. 그 새는 이미 처음부터 죽어 있었어. 난 사랑이 뭔지 몰랐지만 이젠 알 것 같아. 이미 때는 늦었지만…"(아비정전 중 장국영의 독백)


사람들은 쉽게 남의 외로움에 대해 말하면서도 자신의 외로움을 마주하는 데는 항상 서툴다. 화를 내보기도 하고, 우울한 편지를 써보면서 외로움을 달래보지만, 이 외로움이란 쉬이 가시지 않는 법이다. 아비정전에서의 아비는 자신의 방에서 외로움을 달래고자 혼자 탱고를 춘다. 쓸쓸하지만 긍정적인 느낌의 춤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기억과 과거의 슬픔 속에서

“1994년 5월 1일에 한 여자가 생일 축하해, 라고 말해줬다. 그 한마디로 난 그녀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기억이 통조림에 들었다면 유통기한이 영영 끝나질 않길. 만일 내가 기한을 적는다면 나는 만년 후로 하겠다.”(<중경삼림> 중 금성무의 독백)

“사랑은 타이밍이다. 아무리 사랑해도 인연은 엇갈릴 수 있다.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스쳤다면 우리의 인연도 달라졌을까?"(<2046> 중 양조위의 독백)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하나같이 기억에 관해 묻고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대체로 과거의 기억을 되짚는 경우가 많다. <아비정전>의 아비는 어머니의 기억에 고통스러워하고, <중경삼림>의 금성무는 과거의 연인과의 기억에 아파한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의 스토리 또한 아픈 이별을 경험한 노라 존스의 기억에서 출발한다. <2046>은 왕가위의 전작과 다르게 미래를 다루고 있는 영화지만, 영화가 다루고 있는 미래 또한 왕가위 감독이 만든 이전 영화의 미래이기에, 기억이 계속해서 변주된다 할 수 있다.





왕가위와 사람들

양조위 왕가위의 페르소나라는 명칭이 무색하지 않게, 왕가위 작 6편의 영화에 등장하는 양조위는 커다란 눈망울에 슬픔을 담고 있는 명배우이다.


크리스토퍼 도일 유독 왕 감독과만 가장 많은 촬영을 한 촬영감독으로서, 독특한 화면 구성으로 유명한 왕가위 감독의 영화 스타일을 만드는 데 일조한 사람이다.


왕정문(왕비) 양조위가 왕가위의 남자 페르소나라면 왕정문은 여자 페르소나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중경삼림> 속 그녀의 인상은 강렬하다. <중경삼림>의 주제가를 부르기도 했던 그녀는 영화를 찍고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되어, 훗날 배우보다 가수로서 더 유명해진다.


장국영 <아비정전>과 <춘광사설(해피 투게더)>속의 그는 고독과 불안을 이야기하는 왕가위 감독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였다. 2003년 4월 1일 만우절, 마치 거짓말처럼 유명을 달리했다.


유가령 <아비정전> 속의 아비를 그리워하던 유가령은 기존의 여배우와 다른 묘한 매력이 있는 배우로서 양조위의 오랜 연인이기도 하다. <2046>에 잠시 등장하면서 <아비정전>의 내용을 회상하는 장면이 나온다.


장만옥 <열혈남아>, <화양연화> 등 고양이를 닮은 외모를 가진 그녀는 주로 차분한 캐릭터를 맡아 내면의 연기를 펼친다. 프랑스 감독 올리비아 아사야시와 결혼한 그녀는 남편이 감독한 <클린>에서 진면목을 보인다.



함께 읽으면 좋을 산지니 책들

영화로 만나는 현대중국 - 10점
곽수경 외 지음/산지니

무중풍경 - 10점
다이진화 지음, 이현복.성옥례 옮김/산지니

상하이영화와 상하이인의 정체성 - 10점
임춘성.곽수경 엮고 씀, 김정욱.노정은.유경철.임대근.홍석준 함께 씀/산지니

20세기 상하이영화 : 역사와 해제 - 10점
임대근.곽수경 엮고 씀, 김정욱.노정은.유경철.임춘성.조병환 함께 씀/산지니





***대학시절, 학보사 기자로 활동하며 썼던 글(2008년도)을 다시 싣는 것임을 밝혀 둡니다.

Posted by 비회원



 머리에 쥐를 싸매며 언어영역 공부를 위해 지문에 나오는 한국문학을 하나하나 읽어내려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모의고사 지문 속에서 잘게 부수어진 문학소설 중에서는 김정한 선생의 '사하촌'이라는 작품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식민지 조선이라는 배경 속에서 소작농과 지주 세력간의 신분 대립을 통해 민중들의 비참한 삶을 세밀하게 그려냈던 작품이죠. 수능 공부를 위해 읽어야만 했던 대사와 지문들은 모두 기억나지 않지만, 한국 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기념비적 작품이라는 것만은 아직도 뚜렷이 기억납니다.(알고 봤더니 사하촌의 그 '사하'는 부산의 '사하'가 아닌 작품 속 보광사 사찰(寺) 아래(下) 마을(村)이라는 군요. 책을 유심히 읽어보지 않은 티가 역력하네요...;;)


 김정한 선생의 호를 기려 만든, '요산문학상'이 올해로 29회를 맞이했습니다. 10월 25일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이번 시상식에서, 수상자는 『대한제국 첩보기관 제국익문사』로 수상하신 강동수 소설가님이셨습니다. 국제신문 논설위원이신 강동수 선생님은 논설위원 활동 틈틈이 집필에 매진하셨다고 합니다.(수상소감시 집필을 위해 일부러 논설실 지원틀 택했다고 하시더군요.)



심사위원장으로는 구중서 문학평론가. 심사위원으로는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조갑상 소설가, 이복구 소설가, 황국명 교수님이 심사하셨습니다.


  『제국익문사』는 대한제국의 망국원인을 두고 첩보기관인 제국익문사 요원들이 하나하나 추적해 분쇄해나가는 추리소설적 요소를 띄고 있는 팩션소설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와 같은 대체역사소설을 좋아했던 탓에, 흥미로운 소재로 이야기를 잘 구성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나 이번 작품 속에 다뤄지는 국권 상실기 민족사의 어둠과 함께 '역사란 무엇인가'를 되묻고 있어, 요산문학 속의 소재인 민중들의 아픔과 요산 선생의 정신인 리얼리즘적 경향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습니다.


 이번 29회 요산문학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강동수 선생님, 건필하세요^^



제국익문사 1 - 10점
강동수 지음/실천문학사

Posted by 비회원


고은 선생님을 만나러 갔습니다.


29일, 어제 부산역 광장에서 열린 '2012 독서나눔캠페인 책책폭폭 책드림콘서트' 에 고은 선생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책드림콘서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코레일이 주최하고 한국문화복지협의회 주관으로 이루어진 독서 운동 사업으로 진행된 행사입니다. 행사 전 야외부스에서는 에코 손수건 만들기, 압화 책갈피 만들기,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전, 책 나눠주기 등 작은 부스에 알찬 행사들이 열렸습니다. 물론 가을과 너무 잘 어울리는 흥겨운 통기타 노래도 함께했습니다.





부산역 광장에 열린 야외부스보수동사진전을 보는 시민






공연이 무르익자 고은 선생님이 무대 위에 올라왔습니다. 출판저널 정윤희 대표 사회로 작가와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고은 시인은 한국문학의 100년에 산 증인이자 이제 등단 55주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날 만큼은 시인이 아니라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싶었던 고은 선생님의 말씀은 찬바람에도 가슴을 뜨겁게 했습니다.










100편이 넘는 시를 쓴 고은 시인의 힘을 선생님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남겨진 윤동주, 이상, 김소월 등 일찍 떠난 그들을 대신해서 그들이 쓰지 못한 백지를 자신이 쓰는 거라며 내가 쓰는 게 아니라 그들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전히 한 시대를 살고 있는 작가이자 역사를 안고 산 증인으로서 시인 자신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자주 일어나서 이야기를 했고 목소리는 쩌렁쩌렁 광장을 울렸습니다. 기분이 좋으셨는지 노래 한 소절 불러도 되겠냐며 ‘아리랑’을 불러 사람들을 당혹하게 했지만 아~노래 실력이 수준급이라 

분위기 업!

때마침 낙엽도 우수수



아리랑을 열창하시는 고은 선생님




지금 우리는 아파트 앞에 문을 열면 앞에 다른 동이 보인다. 우리의 시야는 점점 좁아진다. 하늘의 별을 보는 일도 드물다. 별을 보고 저 멀리 지평선을 바라보며 공간의 불구화를 극복하며 책을 읽으라고.



이어 멋진 시 낭독이 이어졌습니다. 「일인칭은 슬프다」시를 낭독하며 시어를 살린 그 맛깔스런 음성은 아 음독 읽기란 저런 것일까. 옛날에는 그대로 소래 내어 읽는 음독으로 책을 읽어 책을 읽으면 심장이 뛰었다고 하셨는데 저렇게 읽으면 정말 심장이 뛰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사춘기 문학소년으로 보였던 고은 선생님의 마지막 한마디는 '책에 한번 빠져봐, 미쳐.' 









Posted by 동글동글봄








지난 주말 <이주민과 함께>에서 주최하는 '아시아문화 한마당'을 다녀왔습니다. 며칠 너무 쌀쌀했는데 지난 주말만 신기하게 따뜻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하늘만 보기 좋은 날이었습니다. 한마당은 민주공원에서 11시에 시작해 5시에 끝나지만 야외부스는 3시에 철거되고 극장 안에서 이주민들의 공동체 공연을 볼 수 있습니다. 매 해 하는 공연이지만 연극이 가장 인기 있는 공연입니다.


이미 제가 도착했을 때는 안에서 연극이 한창이었습니다. 저는 사람들과 담소를 나누며 가을을 즐겼습니다. 너무 좋으면 사진 찍는 것도 잊는다고 했던가. 갈 때는 사진 많이 찍고 와야지 해놓고 막상 멍하게 앉아서 찍은 하늘 사진 밖에 없네요.(변명 중;;)

대부분 아시아는 비가 많이 오는 우기와 오지 않는 건기로 나눠지는데 우리나라의 4계절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계절이지요. 건기는 우리 가을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계절이지요. 가을이 없는 나라에 온 친구들이 고국에 돌아가 한국의 가을을 어떻게 설명할까요.




바다가 없는 나라에서 온 남녀들은

출렁출렁 튜브를 타고

들이 너른 나라에서 온 남녀들은

이글이글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하고

산이 높은 나라에서 온 남녀들은

어슬렁어슬렁 물가를 걸어다니고

강이 긴 나라에서 온 남녀들은

첨벙첨벙 수영을 했다.

「축제」일부,『입국자들』, 하종오




산지니에도 이주민과 관련된 책을 몇 권 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건 이주민들의 개개인의 삶을 다양하게 오린 하종오 시인의『입국자들』 

행사에서 만난 미얀마 친구는 고국에 돌아가 사진스튜디오를 한다고 했어요. 그러나 처음부터 스튜디오를 운영하게 되면 자신의 자유를 뺏긴다고 말했던. 자신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진지함에 저 역시 조용히 경청하게 되었습니다



시인은 말합니다.


한 인간이 태어나서 자신이 꿈꾸는 세계에서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억울한 악몽인가? 남들의 일생에 얽히고설켜서 제 평생을 마쳐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생애인가? 



가난하다는 이유로 돈을 벌러 온 이주민을 우리 너무 배타심과 이기심으로 대하지 않았는지, 이제 돈만 벌기 위해 한국에 온다는 이주민의 다른 꿈도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며 가을날의 노을로 행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행사를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면서 바라본 가을 노을. 가을은 역시 노을




Posted by 동글동글봄

 

어제 내린 비로 기온은 뚝 떨어지고 가로수의 잎들도 어느덧 곱게 물들어 간다.

 

라디오프로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매주 월요일 영화평론가 김세윤 씨가 게스트로 출연해 영화 한편씩 소개해주는데 꼭 메모해놨다가 챙겨보곤 한다.
이번 영화도 기대한 보람이 있었다.
가을과 어울리는 영화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원제는 Last Chance Harvey


템즈강가에서 산책하는 사람들.
오후의 햇살과 보도 위에 굴러다니는 노란 낙엽들.


런던이라는 도시는 차가운 회색일거라 생각했는데
스크린 속의 런던은 따뜻한 느낌이었다.

노랑이 조금 섞인 회색 같은.

 

"우리 좀 걸을까요?" 템즈강변을 걷고 있는 하비와 케이트

 

뉴욕에 사는 광고 음악 작곡가 하비는 하나뿐인 딸의 결혼식을 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 런던으로 떠난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딸아이는 자신이 아닌 새아빠의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가기로 했다는 섭섭한 소식을 전하고, 회사에선 느닷없이 해고 통지까지 전해지면서 하비의 런던 여행은 꼬여만 간다.

누구나 그런 날이 있을 거다.

하는 일마다 꼬이고 비참하고 서글픈 날.

지나가는 누구라도 붙잡고 하소연하고 위로받고 싶은 날.

우울함을 달래러 카페에 들렀다가 우연히 공항에서 일하는 케이트와 이야기를 하게 된 하비.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드라마틱한 줄거리나 화려한 장면은 없지만, 옆집 아저씨나 앞집 언니같은 주인공들의 수수한 외모와 명연기,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나에게도 이런 일이' 하며 상상해보는 우연한 만남을 자연스럽고 잔잔하게 풀어낸 것이 영화의 매력이다.

 

더스틴 호프만이 직접 자작한 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장면도 인상적이다.(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연주한다) 떠나려고 맘 먹었던 케이트가 하비의 연주를 듣고 다시 돌아온다. 역시 남자도 악기 하나쯤은 다룰줄 알아야... 인생이 술술 풀린다.

 

어려서부터 클래식 연주자가 꿈이었던 더스틴 호프만은 커가면서 자신에게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연기자가 되기로 맘먹었다고 한다. 영화에는 이런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도 살짝 담겨 있다. 그에게 음악적 재능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가 나오는 영화를 볼 수 없었겠지.

 

해질녘 템즈강, 세인트 폴 성당 등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런던의 여러 명소들이 가을이라는 계절과 잘 버무려져 런던의 가을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영화. 다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는건 덤.

 

문학수업을 듣고 있는 케이트를 기다리는 하비(더스틴 호프만)

 

쓸쓸함이 묻어나는 케이트(엠마 톰슨)의 표정

영화 소개 더보기

해외홈페이지 www.lastchanceharvey.com/

 

Posted by 산지니북


지난 금요일 양산에 위치한 효암고등학교 학생 4명이 직업탐색 프로그램으로 산지니 출판사를 방문했습니다. 학교에서 만든 프로그램이라는데 그 과정이 궁금해 물어보니 관심 있는 직업군에 친구들을 모아 함께 목록을 만들어 섭외해 보고서까지 쓰는 깐깐한 방문기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처음 전화 받았을 때 앳된 목소리에 방문 일정을 조심스럽게 물어보고는 섭외를 허락하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던 학생들의 웃음 소리가 생각나네요.


그 웃음소리가 출판사를 들어올 때부터 하하, 호호 끊이지 않았는데 십대의 푸름이 가을의 쌀쌀함도 무색하게 했습니다.









간략한 산지니 소개가 들은 후, 학생들은 출판에 대해 궁금증을 쏟아냈습니다.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유통과정 독서문화, 책이 다른 미디어에 비해 갖고 있는 특성 등 전반적인 출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어서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이 아닐까요, 편집자의 자격에 대해서도 물었는데요. 대표는 원고를 읽어 내는 능력과 저자와 소통하는 능력을 강조했습니다. 꼭 문학관련 학과를 나오지 않아도 되지만, 문화산업이 계속해서 변화고 있으니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야기가 끝이 난 후 역시 볼 것은 책 밖에 없지만, 학생들은 웃음소리를 터트리며 산지니 여기 저기를 둘러보았습니다. 멀리 양산에서산지니까지 찾아 온 학생들에게 산지니 방문 기념으로 김곰치 작가의 르포·산문집지하철을 탄 개미』를 선물했습니다. 




  



















꿈을 찾아 산지니를 방문한 소녀들이, 가장 자신답게, 좋아하는 곳을 향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걸어가며 꿈꾸길 바랍니다. 




대표님과 학생들 찰칵! 반가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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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양산시 서창동 | 효암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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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동글동글봄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국제영화제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이 폐막이라고 하네요.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올해로 17회를 맞는데 영화제의 명성 덕분인지 점점 온라인 예매표 구하기가 힘들어지네요. 특히 주말이나 저녁시간대의 영화는 예매 시작하자마자 5분 내에 거의 매진입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행산데 모른척할 수 없죠.

어렵게 표를 구해 지난 수요일 저녁 영화를 보러갔습니다. <가시꽃>이라는 한국영화였습니다. 감독이나 배우들 모두 처음인 낯선 이름과 얼굴들이었지만 1시간 30분 내내 지겨운줄 모르고 재밌게 봤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특히 주인공 '이성공'을 연기한 배우요.

 

괴롭힘을 당하는 이성공

 

 

 

<가시꽃(Fatal)> 이돈구 감독, 남연우 양조아 출연

 

이창동 감독의 <시>의 주제의식과 상통하는 문제적 소품. 감히 그 걸작의 ‘초 저예산 인디 버전’이라고 평하고 싶은 건 그래서다. 성장담이라는 점에선 다소 다르지만, <시>가 그랬던 것처럼 영화는 죄와 양심, 책임감 등 인간 본성과 직결되는, 하지만 너무나도 빈번히 외면되곤 하는 육중한 이슈를 짚는다. 10년 전 고등학교 시절 강압적으로 가담했던 성폭행 사건에 대한 죄책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

 

 

사실 BIFF의 장점은 평소 영화관에서 거의 접할 수 없는 제3세계 영화들을 대형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건데요. 제가 본 <가시꽃>은 스타 배우를 쓰지 않은 제작비 300만원의 초저예산 독립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제 기간이 아니면 일반 상영관에서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제3세계 영화들과 비슷하지요.

 

상영관 입구(CGV센텀시티점). 영화제 기간동안은 일반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다.

 

극장을 가진 대기업 투자배급사가 스크린을 독과점하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서 저예산 독립영화가 상영 스크린을 확보하기란 하늘에 별따기라고 합니다.

 

영화제에 첫 장편'마이 라띠마'를 출품한, 우리에겐 배우로 더 잘려진 유지태 감독이 인터뷰에서 "(대기업 중심의) 독점구조에서 대안은 (기존) 충무로의 작품과 신인의 작품이 어우러져야 하며, 저예산 영화들이 살아남는 영화의 다양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스타배우 의존도가 점점 높아져 가는 요즘 영화계.

스타작가 의존도가 점점 심해지는 출판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동병상련이네요. 영화제 기간이 아니어도 <가시꽃> 이나 <마이 라띠마>같은 저예산 영화를 일반 극장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산지니북

추석선물 무엇이 좋을까?


 여전히 햇볕은 뜨겁지만 선선한 바람은 가을을 알린다. 추석이라 선물을 사러 간 것은 아니었지만 마침 추석이었기에 나 역시 추석선물을 사러 온 사람들 틈에 한 명이 되었다. 선물세트들은 편의점에서부터 곳곳에 넘쳐나고 그것을 팔기 위해 단기 아르바이트생도 넘쳐났다. 본격적으로 전쟁이 시작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번은 나도 고수입을 노리고 추석연휴에 마트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특별히 상품을 파는 일보다는 관리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손님들을 자주 물건에 대해 물었다. 그때 며칠 동안이었지만 일하면서 느낀 건 사람들은 선물을 사러 왔지만 정작 사야할 선물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도서문화상품권



 내가 중학교까지만 해도 어른들의 명절선물은 돈이 아니라 ‘도서상품권’이었다. 돈보다는 도서상품권이 많았고 명절이 끝나고 학교에 가면 서로 몇 장 받았다며 자랑하기도 하고 돈으로 받고 싶다며 불평하기도 했다. 그래도 도서상품권을 받으면 기분이 좋았다. 엄마에게 참고서 살 돈을 받고 도서상품권으로 책을 사면 그 돈은 내 돈인가 하며 훤히 보이는 작전을 짜기도 했지만 잠들기 전 이런 저런 생각 중에 무슨 책을 살까 고민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도서상품권이 문화상품권으로 사용처가 다양해지면서 나 역시도 도서문화상품권으로 책 사는 일이 줄었다. 책 선물하는 건 사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내면을 세심하게 읽어야 하니까.


 어제 저녁 뉴스에는 추석에도 대가성 있는 물건을 선물하면 그것도 뇌물이라던데, 책 선물로 뇌물혐의를 받은 뉴스는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책을 선물 하기 위 선물하기 위해 상대방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고민하는 시간이 나에게도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 이번 추석에 어떤 고민이 좋을까^^



이런 저런 고민과 함께 시작된 추석 연휴, 즐거운 명절 되세요

 


사진출저 http://blog.naver.com/dls2002?Redirect=Log&logNo=150014443211


Posted by 동글동글봄

 

 

 

안녕하세요. 산지니 편집부 엘뤼에르입니다.

오랜만의 포스팅에서, 새삼스럽지만 전자책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저는 스마트폰도 없답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편집일을 하다보니, 출판계에서 들리우는 전자책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계속 등한시 할 수만은 없었답니다. 단말기도 없는데 자꾸만 전자책 공문이니, 전자책 제작 지원 서류니 하루에도 산지니 편집부 내에서 전자책 이야기가 오가지 않는 날이 없었지요.

 

그러다, 오늘도 어떤 신간이 나왔나 하고 인터넷 서점을 방문하던 차 요녀석의 예약 구매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바로, 크레마 터치입니다. 아마존 킨들의 국내판이라고 보시면 될텐데요. 요즘 드문드문 들리우는 전자책 시장이 궁금하기도 하고, 스마트폰조차 없는 제게 낯선 신문물의 세계를 경험해 주고 싶었달까요. 결국, 거금을 털어 크레마 터치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교보문고에서는 스토리K, 알라딘, YES24, 반디앤루니스에서는 크레마터치가 단말기로 지원되고 있는데 YES24의 꾸준한 이용객인 저는 크레마터치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예약구매가 끝나고, 물건이 발송되었다는 문자를 받고선 사무실에서 조용히 크레마가 오길 학수고대하며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택배! 사무실에서 산뜻하게 택배를 개봉한 저는 처음에 이 물건을 받아들고 황당하기 이를데가 없었습니다. 와이파이가 개통되지 않으면 쓸 수 없다니요! 사무실 건물에는 와이파이가 개통되지 않았고, 통신문물에도 낯선 저는 결국 집에 기기를 들고가 무선공유기로 개통한 와이파이로 겨우 요녀석을 개통할 수 있었습니다.

 

 

일반 책과 비교한 크레마 터치의 크기입니다. 최근 출간된 박향선생님의 소설책 즐거운 게임이 A5사이즈라면 이보다 살짝 작은 정도인데요, 짐작이 가시나요?

 

 

구매 50% 할인쿠폰을 적용해 첫 구입한 책은 천명관의 '고래'였습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인데다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의 한국판 버전이다, 라는 말을 듣고 많은 기대를 했던 작품인데요. 예상처럼 술술 잘 읽혔습니다. 평소 같았다면 바삐 책장을 넘기기에 바빴을텐데요. 이번만큼은 정말 손가락 움직이기에 바빴던 것 같습니다.

 

 

와이파이로 정보검색이 가능한 전자책만의 기능

 

이런저런 기능을 익히기도 전에 잘못 손가락을 누르다 발견한 기능 하나!

 

 

 

바로 전자책만의 기능인데요. 모르는 단어는 클릭해서 인터넷으로, 혹은 전자책에 내장된 사전을 이용해 검색이 가능하고 하이라이트나 메모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와이파이가 되는 곳에서 해보았더니 단어의 키워드 그대로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이 가능하고, 사전으로 뜻을 찾아주기도 하고 꽤 유용하더라구요.(하지만 이 좋은 기능도 와이파이가 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입니다.)

 

불편했던 결제의 과정

 

이 부분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책 결제에 관한 문제를 집고 넘어갈까 합니다. 전자책을 처음으로 집어든 저는 단말기 안에 내장되어 있는 책이 단 한 권도 없어 어떤 책이라도 일단 구입을 해야만 했는데(나중에 살펴보니 체험판은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더군요!) 문제는 결제였습니다.

 

휴대폰 결제와 디지털머니 결제라는 두가지 방식이 있더군요. 하지만, 휴대폰 결제가 쉬운 결제방식이라고는 하나, 제 핸드폰은 휴대폰 결제가 되지 않는 요금제이고..(어쩌다보니 소액결제 차단 신청을 한지라 결제가 불가능했습니다.) 디지털머니라는 결제방식도 만원, 이만원 충전식으로 금액을 먼저 컴퓨터 충전하고 사용하는 방식인데, 남은 대금을 환불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불편해 보이더군요.(물론 계속 남은 금액은 디지털머니화되어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모든것은 제가 YES24 크레마터치 유저라서 다른 서점의 경우와는 상이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크레마 터치로 본 천명관의 <고래> 와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천명관의 <고래> 화면입니다.

 

우선, 천명관의 <고래>는 정말 재밌었습니다. 한국의 마르케스가 따로 없더군요. <백년동안의 고독>만큼은 아니지만, 금복과 춘희를 둘러싼 고독과 음울함이 그대로 전해져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 마력을 지닌 소설이었습니다. 전자책에서는 춘희가 건축업자에게 고래극장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이런식으로 그림을 그려준다고 되어있는데, 과연 종이책에는 어떻게 되어있을지 사뭇 궁금해지고도 했습니다.(이 얘기를 출판사 팀장님께 했더니, 팀장님께서 종이책에는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해서 당황했습니다. 정말 전자책에만 있는 그림일까요? 이외에도 개망초그림이나 춘희의 벽화 등 다양한 그림이 등장하며 전자책만의 매력을 맘껏 뽐냈습니다.)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의 한 장면입니다. 결국 다 읽지 못한 책입니다. 아쉽네요.

한편, 무료로 다운로드가 가능한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을 비교해보았습니다. 김태권 저자는 88만원 세대로 유명한 우석훈 경제학자의 <문화로 먹고살기>라는 책의 삽화를 그려 눈에 담고 있었던 저자기도 한데요. 전자책으로 만난 <김태권의 십자군 전쟁>은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그것은 콘텐츠의 문제라기보다는 콘텐츠를 담고 있는 기기의 문제였습니다. 만화의 생명도 결국 만화를 구성하고 있는 대사일텐데, 다른 활자화된 도서와는 달리 대사들도 모두 그림처리되어 확대가 되지 않아 읽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론 : 종이책과 전자책, 나에게 맞는 것을 취사선택하는 것으로

 

사실 전자책이라고 해봤자, 종이책에 비해 매우 저렴하지만은 않습니다. 꼭 소장해야 할 중요도서는 구입하시는게 더 좋을 정도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만일 종이책이 10,000원대의 가격을 형성한다면 전자책은 7,000원 정도로 그리 저렴하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종이책이 가장 큰 불편한 요소인 무게감을 전자책의 휴대성으로 커버가 가능하다면, 오히려 전자책을 선택하셔서 빠르게 소설 속 이야기에 동화되는 것이 나은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쩌다보니, 전자책 찬양 일색의 포스팅이되어버렸는데 꼭 그런것만은 아닙니다. 저에게는 책에 낙서를 하는 이상한 습관(?)이 있는데, 아무리 전자책에서 메모기능과 하이라트 기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책의 손글씨가 주는 손맛을 따라가지는 못할테지요. 정말 좋아하는 책이있다면 서점에서 과감하게 투자를 해서 구입하고, 지하철이나 차 안에서 읽기 편한 소설책의 경우에는 전자책을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모든 것은 상황에 맞춰 판단하면 되는 거니까요.

 

결국, 전자책이 나왔다라고 할지라도 종이책은 결코 없어지지 않는다는 사실, 이것은 불멸의 진실일 겁니다. 전기나 전자를 이용하지 않고도 종이의 숨결만으로도 어떤 정보나 감성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닌가요? 하지만, 종이의 무거움을 늘상 절감하고 집 안 한구석에 책의 공간을 점점 넓혀가고 있는 저로서는 지금부터 점차 전자책의 세계로 빠져들것만 같네요. 시작이 좋습니다. 더불어, 천명관의 <고래>도 추천하겠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국제도서주간입니다.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당신과 가장 가까운 곳 의 책을 집어 들고, 52페이지를 폅니다. 그리고 다섯번째 문장을 '상태 Update Status'에 포스팅합니다. 책 제목은 알리지 마시고 이 규칙도 당신의 상태 status의 일부로 옮겨 주십시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국제도서주간' 글로 떠들썩합니다. 검색해봐도 국제도서주간이란 날은 없고 주체가 어딘지 알 수 없으나 여기 저기 올려진 문장들을 보고 저도 은근슬쩍 욕심이 나네요. 처음에는 우습게 넘기다가 친구들의 뉴스피드를 보고 그럼 나도...페이스북에? 하다가 아니야, 산지니로 하며 장소를 옮겨 적습니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온통 성폭행으로 뉴스가 도배되고 인터넷뉴스는 더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요즘. 이런 놀이는 차라리 건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책 제목 밝히지 않고 저도 해보겠습니다.


54페이지, 다섯번째 문장.


입에 문 감귤의 단맛이라니, 그 당시로서는 귀한 과일이었기에 그만큼 신나게 맛이 났다.



우와! 제가 당첨된 문장은 상큼한 귤 맛이네요. 지금은 너무 흔한  귤이지만 여전히 겨울에 따뜻한 방에 앉아 텔레비젼 보면서 까먹는 귤은 생각만해도 신이 납니다. 바람이 차가워지기 시작합니다. 선풍기 넣고 전기장판 준비해야하는 가을이 시작되었네요. 산지니 책과 살찐 가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사진은 네이버 백과사전


Posted by 동글동글봄


숲 속의 헌책방 <새한서점>






사실 저는 휴가였습니다. 이번주 월요일 단 하루. 이번해 저의 첫 휴가였습니다.

음...그 기분은 이랬습니다.


아침에 늦잠을 자는데 저만 늦잠을 자는 것 같고 

버스를 타고 서점에 가는데 저만 서점에 가는 것 같고

서점에서 책을 읽는데 저만 책을 읽는 기분.


그러니까 저만 살아있고 저만 신난 기분이었습니다. 

누가 제 휴가에 약을 탔는지 저는 마냥


  

                     

                     였습니다.

  


 시내에 나가서, 또 저만 시내를 활보하는 기분이었지만, 집에 순순히 오기 아쉬워 서점에 들렀습니다. 출판사에 일한 후로 저에게 서점은 전쟁터로 바꼈습니다. 무슨 책이 나왔나, 어떤 책이 베스트셀러인가 하면서 혼자 심각해집니다. 회사에서도 이런 심각함을 보이면 좋겠지만 흑흑. 

 

그러나 약을 탄 제 월요일 휴가는 저를 책 만드는 편집자가 아니라 책 읽는 독자로 바꿔놓았습니다. 그리고 찬찬히 살피게 되는 책과 비로소 보이는 책의 탄생비화를 생각해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세상에 나온 책들은 각자 이유가 있고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하지 않아도 언젠가는 아주 절실한 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시대에는 필요없더라도 다음 세대에는 절실한 책도 있듯이. 그래서 시대가 변해도 책은 고유한 가치를 가지며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점에 사람들이 읽고 내려놓으면서 수없이 흐트러진 책을 보면서 책이 가치로 존중 받는게 아니라 상품으로 대접받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대형서점에 가면 잘 나가는 베스트셀러 책을 무너기로 쌓아놓은 것을 봅니다. 

처음에는 너무 놀랐습니다. 심지어 작가의 이름만으로 책이 나오자마자 쌓아놓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잘가는 책과 잘나가지 않는 책을 나누는구나. 

그 위용에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피해는 다른 베스트셀러 작가를 섭외하지 못한 작은 출판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독자 역시 자신 스스로 읽고 싶은 책을 찾아가는 힘을 잃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베스트셀러를 출판하지 못한 출판사의 탓일까

책을 많이 팔아야 운영이 가능한 대형 출판사의 탓일까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모르는 독자의 탓일까


어제 우연히 보게 된 KBS <아름다운 사람들>에 방영된 

<새한서점> 아저씨 말이 떠오릅니다.

1박 2일에도 소개가 되어 화제가 된 단양 숲 속에 있는 헌책방입니다.

아저씨가 한 말이 기억에 남네요.



누군가는 이 곳을 운영하겠지. 

내가 죽어도 책은 계속해서 남으니까 말이야.



벌써 불타는 금요일이네요. 

자주 편집자가 아니라 독자되어 책을 읽는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사실 편집자로 읽는 연습도 안됐지만 흑흑

그럼 이번 주말은 독토(독자되는 토요일) 정도 되겠네요 하하하;;;


그럼 또 다시 주말을


                            

룰 

                            라 

              랄

       루   




사진출저:http://blog.naver.com/hom200260?Redirect=Log&logNo=70143762255



 

Posted by 동글동글봄

물건은 쓰면 쓸 수록 닳는데 책은 신기하게도 읽으면 읽을수록 늘어나는 느낌이다. 바캉스 준비로 다시 읽은 책 속 문장들이 나의 어느 곳을 늘려준 느낌이다.

어디든 상관없지 않을까. 낯선 곳이라도 혹은 낯익은 내 방이라도. 

책을 읽으면서 자신 어딘가에 늘어난 부분을 찾아가는 여름 휴가이길. 

마음의 여유이거나 잃어버린 일상의 소중함이라던가. 

어느덧 새로운 여름이 올 것이다. 혹은 가을?


















  에어콘 바람에 지쳤다면  


이십억 광년의 고독, 다니카와 슌타로 시선집 

김응교 옮김, 문학과 지성사


다니카와 슌타로 시를 읽고 있으면 자꾸 어디서 시원한 바람이 분다. 제목처럼 고독하지만 참신한 시로 우주인인 나를 달랜다. 낮 동안 에어콘 바람에 지쳤다면, 여름밤에 샤워하고 잠들기 전 야금야금 읽으면 좋은 시집이다. 이 시는 시인이 ‘노인 홈’에서 치매 걸린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쓴 시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시가 제일 좋더라.


하얀 개가 이 집을 지키고 있다

끊이지 않고 떨어지는 수돗물 소리가 이 집을 헹구고 있다

푸른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이 집을 축복하고 있다

그런데 이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은

어떤 단어도 건방진 소리다


(중략)


한마디도 입을 열지 않는 여든네 살이 있다

투덜투덜 계속 떠드는 여든여덟 살이 있다

노인들은 이제 인생을 묻지 않는다

다만, 거기 있는 것으로 인생에 답하고 있다

그 답이 되돌아온다

당신에게 우리들은 중요합니까라고


「하얀개가 있는 집-노인 홈 요리아에서 177쪽






  도심을 떠나고 싶다면  


월든, 헨리 데이빗 소로우, 강승영 옮김, 이레


자신의 삶이 자신이 쓰고 싶은 ‘시’였다고 말하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호숫가에서 2년 넘게 숲 속에서 산 원조 자연인이며 삶의 철학을 실천한 혁명가다. 작가와 함께 계절마다 달라지는 월든 호수와 숲속을 거닐며 도심을 잠깐 떠나보는 건 어떨까. 



나는 내 인생에 넓은 여백이 있기를 원한다. 여름날 아침에는 간혹, 이제는 습관이 된 멱을 감은 다음, 해가 잘 드는 문지방에 앉아서 새벽부터 정오까지 한없이 공상에 잠기곤 했다. 그런 나의 주위에는 소나무, 호두나무와 옻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으며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고독과 정적이 사방에 펼쳐져 있었다.  맺은 말 어느 쪽






  뜨거워 지고 싶다면  


나는나, 가네코 후미코, 조정민 옮김, 산지니 


출판목록에서 ‘나는 나’를 보자마자 박열과 연애 이야기를 말하며 흥분했던 내 친구에게 나는 ‘나는 나’를 선물했다. 휴가기간 읽으면 좋겠다며 콧노래를 부르더니 며칠 후 답장을 보내왔다. ‘후미짱, 눈물 철철 흘리면서 읽었다’ 아무래도 친구와 만나면 누구보다 자신의 인생을 산 가네코 후미코를 이야기하며 뜨거워져야겠다. 나도 몇 소절 스티커를 붙였다. 질 수 없으니. 


할머니가 무적자라고 가네코 후미코를 구박하는 대목에서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알고 있는 곳이라곤 나 자신이 태어났고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그렇다. 나는 태어나 살아있음을 분명 느끼고 있었다. 할머니가 아무리 태어났지만 태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해도, 나는 태어나 숨 쉬고 있는 것이다.   조선 」 99쪽





 마음이 심심하다면  


마음사전, 김소연, 마음산책 

말 그대로 마음사전이다. 한 구절씩 씹어 먹으면 헛헛한 마음이 조금 괜찮아진다. 심심하지만 여행을 망설이는 독자들에게.



해질 녘이 되어도 한가롭게 날기나 하는 하루살이처럼 하루하루를 탕진했지. 

그 재미는 눈물 나게 좋은 거더라.    여행은 어땠니 294 







TV 끄고 가볼까요?



















Posted by 동글동글봄

흠흠, 휴가특집 포스팅이라.... 휴가때 밀린 잠을 실컷 자두고, 꿈나라로 떠나온 저는, 이번 휴가를 맞이하여 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을 기획해 봤습니다. 세계여행. 거창하게 돈 들일게 뭐 있나요? 한권의 책을 손에 두고 이방의 세계를 탐험하는게 진정한 세계여행이 아닐까, 주장해 봅니다.

100% 엘뤼에르의 편견에 의한 나라별 소설 추천 리스트! 지금, 시작합니다.



1. 유럽권


 프랑스 / 르 클레지오 <황금 물고기>

 소설 속 여주인공, 라일라는 인신 매매단에 잡혀가 숱한 고난과 역경을 헤치며 이리저리 표류하게 됩니다. 운명 속에 자신을 내려놓고 이리 저리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말이지요. 부자와 빈자, 약자와 강자로 대변되는 선악론과 이분법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부조리를 문학으로 표현했을때의 묘한 감동과 따뜻함을 소설 속에서 아프도록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벨기에 / 아멜리 노통브 <앙테 크리스타>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예요? 라는 질문에 으레 하루키와 아멜리 노통브를 외쳤던 저인만큼 이번 포스팅에도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이 빠질 수 없겠네요. 크리스타와 블랑슈라는 두 소녀 사이의 적대 관계를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내는 아멜리 노통브의 <앙테 크리스타>는 외로운 소녀의 감성이 절절히 묻어나는 독특한 소설입니다

 

 독일 / 파트리크 쥐스킨트 <깊이에의 강요>

 인터뷰도 마다하고, 좀처럼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쥐스킨트. 이 책은 한 여류화가로부터 강요당한 '깊이'라는 덧없는 무언가에 대한 단상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에서처럼, 평론이 말하는 '깊이'는 중요치 않습니다. 우리가 예술을 바라볼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그 예술을 어떠한 편견없이 바라보아야 할 내면을 비우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여하튼, 작은 이 책은 짧은 시간을 내어 읽기에 좋은 괜찮은 독일 소설입니다. 

 

 오스트리아 / 게르하르트 J. 레켈 <커피 향기>


 커피라는 기호의 문화사를 배경으로 음모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 커피를 들이키고 싶어 굉장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될만큼, 커피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로 가득한 소설입니다. 미스테리한 사건이나 스릴러를 좋아하거나 '다빈치 코드'를 재밌게 읽었던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2. 아시아권

한국 / 김곰치 <빛>

 이번에는 산지니에서 나온 한국소설입니다. 교회 다니지 않는 남자 조경태와 교회 다니는 여자 정연경 사이의 서툰 연애를 따라가며 감정과 심리의 냉온탕을 세심하게 그린 김곰치의 장편소설 『빛』은 37살 노총각·노처녀의 만남을 그리고 있습니다. 종교소설이라고 보이지만, 사실은 진지하고 소박한 연애소설에 가깝다는 것. 전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

 

 일본 / 다자이 오자무 <인간 실격>

 요조는 제목 그대로의 '인간실격'자로 나옵니다. 사람 사귐에 서툴고, 사람을 살핍니다. 내 태도로 인해 저 사람의 반응이 어떤지 항상 살피고 괴로워하고, 한편으로 조금은 즐거워하는 것처럼도 보입니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고 아플때마다 이 책은 치유의 마법약같기도 합니다. 너혼자만 그런거 아니라 다들 괴로워하고 있다고, 특히 요조가 슬프게 익살지으며 웃으며 다가올 것만 같은 소설입니다.

 

 중국 / 펄 벅 <연인 서태후>

몇년 전, 중국에 여행을 갈 기회가 있었는데, 이화원이란 곳을 들렸었지요.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게 도대체 어떤 곳인지 알 수 없었던 저는 서태후의 별장이구나 하고 고개만 끄덕이다 한국으로 돌아와 제일먼저 도서관에서 펄벅의 연인 서태후를 빌려 읽었습니다. '대지'의 작가 펄벅이 그리는 서태후의 일대기가 한편의 영화와도 같이 재밌게 읽히는 소설입니다.


3. 중동

이스라엘 / <가자에 띄운 편지>

비록 여행을 하며 즐기면서 떠나기는 어려운 중동지역이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을 TV로 지켜보며 항상 궁금했습니다. 왜 정치적인 문제로 이유도 없이 아이들과 민간인이 죽음을 당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책은 팔레스타인의 한 남자아이와 이스라엘의 한 여자아이가 주고 유리병을 통해 주고받는 편지글을 담고 있는 소설입니다. 다소 식상한 소재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와닿았던 것은 이들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십대의 아이들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극적인 서사는 없지만, 공감할 수 있는 소재에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4.북미

 미국 / 폴 오스터 <뉴욕 3부작>

뉴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가 폴 오스터! 탐정소설을 쓰고 있는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결말부까지 다 읽고나니 소설 자체가 한편의 탐정물처럼 곳곳에 복선이 깔려있음에 경악했던 소설이었습니다. 마지막에는 작가인 폴 오스터가 등장인물로 등장해서 이것이 과연 소설일까 하는 의문마저 선사하는데요. 현대인의 고독을 뉴욕이라는 공간을 통해 잘 묘사해 낸 소설이 아닌가 합니다. 



5. 남미

콜롬비아 / 가브리엘 G. 마르케스 <백년 동안의 고독>

너무 재밌어서 손에 땀을 쥐며 봤던 책.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표지에 겁먹어서 난해한 소설이 아닌가하고 겁먹기도 했는데,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한 가족을 휩싸고 있는 '고독'이라는 그림자와 남미의 역사가 중첩되어 묘하게 슬픈 소설이었습니다. 판타지적 요소들이 전혀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소설을 설명하는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말처럼, 이 상황이니까 당연하게 상황이 전개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두꺼우니까 충분히 시간을 내어 읽어봐야 하는 책이 아닐까 하네요. 

 

 칠레 / 팜 무뇨스 라이언 <별이 된 소년>

꽤 최근에 나온 책이네요. 올해 초에 나온 <별이 된 소년>은 노벨문학상 수상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쓴 소설입니다. 소년의 머릿 속은 자연에 대한 의문과 언어에 대한 호기심으로 충만해 있지만, 철도회사에 다니는 아버지는 무뚝뚝한데다 시인이 되고 싶은 소년의 마음을 알아주지 않습니다. 특별히 본문이 초록색으로 인쇄되어 있어 신기해하면서 봤던 이 소설 속에서 네루다의 소년기를 엿볼 수 있어 더욱 재밌게 읽었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런던올림픽 개막식, Hey, Jude는 누구인가?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드디어 개막했다. 그 시각 나는 술을 먹고 있었기에 본방 사수는 못했다. 마음속에는 주말에 느긋하게 봐야지 하며 술을 홀짝 홀짝 마셨다.어떠한 뉴스도 접하지 않고, 누구의 말도 듣지 않고, 한가로운 토요일 오전 올림픽 재방송을 폭염과 함께 봤다


역시! 올림픽 개회식도 영국과 런던의 명성다웠다. 물론 그 명성은 세계경제로 보는 명성이 아니라 지금의 영국의 토대가 된 문화였다. 보면서 많은 질문들이 떠올랐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성화점화였다. 늘 그렇듯 성화의 마지막 주자는 누가 될지 전세계가 궁금해했고 심지어 데이비드 베컴이라는 말도 안되는 말도 나왔지만 정확하게는 알 수 없었다. 드디어 성화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고 유소년들에게 성화가 건내졌다. 우리가 그들에 대해서 아는건 없다. 다만 아나운서의 중계로 미래의 스포츠 유망주라는 것과 십대들로 어리다는 말 밖. 그들은 함께 달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때까지도 마지막 주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설마…’ 했다. 

 

그리고 정말... 설마대로 7명의 성화주자들은 함께 수개의 작은 성화에 불을 붙였고 베일에 쌓여있던 작은 성화들이 일제히 일어나 하나의 큰 성화가 되었다. 마침내 우리는 성화에 불을 붙이는 7명 각자를 주목하는 대신 그들이 갖는 상징을 우리는 읽어야했다. 단 한명의 독주도 스타도 없이 작은 성화들이 하나의 큰 성화가 되었을 때 우리는 왜 올림픽을 하는가?’ 라는 본질의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어진 개회식 마지막 노래는 내 질문에 답에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성화가 타오르면서 함께 부른 노래는 폴매카트니가 부른 ‘Hey Jude’였다












내가 처음 배낭여행을 갔을 때 그때가 6년 전이었는데, 스마트폰이 보급이 되기전이었다. 아직까지 여행자들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PC방에 가서 자신의 여행기를 소소하게 올리는 그 정도였다. (물론 지금은 노트북에서 스마크폰까지 가지고 오는 시대가 되었지만, 심지어 전화로 숙소 예약까지 미리한다ㅠㅠ

 여행 일정이 두 달이었고 함께 여행한 친구와 나는 정말 음악이 듣고 싶었다. 한국에서는 길 걸을때마다 재생기처럼 다르게 들을 수 있는 그 음악말이다! 그때 우리가  생각한건 PC방에 가서 듣고 싶은 음악의 가사를 종이에 적어서 부르는 것이었다. 왜 인간이 가장 놀이의 시초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까. 여하튼 그때 내가 선곡한 노래 중 하나는 "Hey,Jude"

 

 잠이 오지 않을때면 여행이 지칠때면 친구는 나를 재생했다.

 

, 잠 안오니까 Hey,Jude불러줘 어설픈 영어발음으로 나는 부르기 시작했다. 내심 나도 부르면서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폴매카트니와 내가 다른 점은 그는 전세계를 위해 불렀고 나는 친구를 위해 노래를 불렀다는 차이뿐. 서로를 위로하는 마음은 똑같다.(심하게 뻥튀기ㅎㅎ 

물론 잘 알다싶이 그도 처음에는 존 레논의 아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노래지 않는가.

 


물론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출판계에서도 키워드는 '위로'다.

스님들이 발간한 사색의 책, 청춘을 달래는 교수의 책 등 위로하는 책이 선풍적

인 인기를 끌고 있다. 나 역시 잠깐이라고 생각했던 바람이 쉽게 가지 않는다는 걸 느끼고 있다. 아직 초보 편집자지만 책을 출판한다면 '나는 누구를 위로하는 책을 만들어야할까, 한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자연스럽게 숙제처럼 다가온다. 


폴매카트니는 후렴부에 마이크를 올림픽 경기장에 향했고 모두가 함께 불렀다


나나나난~나나난나~’ 


여하튼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일등만 주목하지 말고 참가한 모든 선수들에게 격려의 노래를.

대표단 선수로 발탁되지 못해 한국에 남아있는 선수들에게 위로의 노래를

런던과 시차와 싸워가며 중계를 시청하는 이들에게 응원의 노래를.

 

그리고 분명 가사 속에 우리가 있기를.

 

 

 

Hey jude, don't make it bad.

Take a sad song and make it better.

Remember to let her into your heart,

Then you can start to make it better.

 

Hey jude, don't be afraid.

You were made to go out and get her.

The minute you let her under your skin,

 

Then you begin to make it better.


두려워하지마,

....

너는 분명 좋아질 꺼야.

 

 

 

 


 

 

 

 

Posted by 동글동글봄

 한국출판인회의, 진흥원장 낙하인사 비판

 

  

 

 한국출판인회의가 오는 27일에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에 낙하산 인사를 임명한 것에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5월 23일 공모 추천을 받아 6월 1일에 면접 심사를 마쳤지만 한 달이 지나도 인사 임명이 나지 않아 의구심이 들었는데 오는 25일 인사출범식을 앞두고 갑자기 현 정부가 일방적으로 현 정권과 밀착된 낙하산 인사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현재 출판산업의 침체와 전자책 확산 등 환경 변화를 이끌어가야하는 진흥원의 설립취지와도 반대되며 자리에만 연연하는 낙하인사가 결국에는 출판문화산업을 피폐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출판 현실을 이해하고 출판 미래를 구체화 할 수 있는 사람이 원장이 되야 한다며 낙하산 임명을 철회를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한편, 진흥원 초대 원장으로 임명된 이재호 씨는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2009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 출판편집인으로 재직했습니다.

  

 앞으로 진흥원장 임명에 대한 논란은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흥원의 처음 설립하는 의미와 걸맞게 안과 밖이 현명하게 합의해 출판계에 힘을 불어 놓을 수 있는 기관으로 힘차게 출발하길 바랍니다. 

 

이상 [산지니에 날라온 뉴스] 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비전문가 원장 임명에 대한 우리의 입장


 

 

 

 

 

 


Posted by 동글동글봄

 산지니 앞으로 도착된 현판인데요. 너무 커서 출판사 입구의 산지니 현판과 그 크기가 맞먹더라구요^^

 

산지니와 한국해양대학교가 가족회사가 되었습니다.

앞서, 5월 22일에는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한국해양대학교 산학협력가족회사 발대식'에서 가족회사 현판을 증정하고 해양플랜트산업의 현황과 전망에 관하여 강연이 있었습니다.

 

22일, 발대식 당시의 모습입니다.

 

맛있는 만찬이 제공됨과  더불어 우리나라 해양플랜트 사업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를 동시에 마련하는 자리였는데요. 한국해양대학교는 평론집『감성과 윤리』의 저자 동아시아학과의 구모룡 교수님과도 인연이 깊은 대학이라서 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한국해양대학교와 산지니의 인연이 계속되길 바라며, 이번 발대식으로 계기로 한국해양대의 가족회사로 산지니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한국해양대학교도 산지니와의 협력대학 관계에 있어 많은 연구가 진행되길 바라겠습니다.

 

감성과 윤리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산지니안 여러분 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코끼리는 하루에 200kg의 먹이를 먹고 무려100kg의 배설을 한다고 합니다. 100kg은 분명 사람이 측정한 수치일 텐데, 누군지 알 수 없는 그 사람은 온종일 코끼리의 똥을 모아 무게를 달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갑자기 궁금해지는 오후네요. 말이 나온 김에 동물원에 가고 싶습니다.  (검색해 보니 코끼리의 똥은 섬유질이 풍부해서 펄프로 재생이 가능해, 한 태국 기업에서 그걸로 공책을 만든다는군요. 우와!)

 

5월 17일 오후 세 시에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2012 원북원부산 선정도서 선포식>이 열렸습니다. 올해로 벌써 9년째입니다.

선정도서는 삼성출판사의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 라는 책입니다. 저자 조병국 선생님이 50년이라는 세월 동안 입양아들을 치료하면서 느낀 감정과 생각들을 모았습니다. 콧수염이 붙어 있는 책은 '행복한 책 나눔' 행사 지정도서인 산지니(!) 의『지하철을 탄 개미』 입니다.

 

허남식 시장님의 축사

 

합동 선포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의 멋진 축하공연. '챔피언'과 오페라 메들리를 연주했습니다. 다음에 정식 공연에 꼭 가고 싶네요.

 

저자 조병국 선생님. "명륜동이 시댁이다", "KTX를 처음 타봤다" 며 웃음을 자아내셨습니다. 무척 우아하고 인자하신 모습이셨어요. "배꼽 떨어진 아이들을 진찰하며 50년을 지냈더니 말을 잘 못한다"고 하셨지만 그동안 진료를 하면서 느꼈던 마음, 진심이 담겨 있는 이야기들을 해주셔서 감명깊게 들었습니다. 

 

원북원부산 도서, 어디서든 만나면 반가워해 주세요. 그리고 행복한 책 나눔 행사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읽은 지정도서를 가져오면 50% 환불 또는 커피를 받을 수 있음)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 - 10점
조병국 지음/삼성출판사

지하철을 탄 개미 - 10점
김곰치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산지니안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전복라면입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우선 안내 말씀부터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이하 배고픈 이의 열람을 엄금함>

 

#사건의 시작. 5월 8일 어버이날.

(엘뤼에르와 전복라면, 퇴근 후 쇼핑을 하고 있다. 엘뤼에르의 손전화가 울린다.)

엘뤼에르: (약간 긴장한 목소리로) 여보세요?……네?(놀람)……화환이요?!…아니…네……네, 그럼 먹는 걸로……네, 네, 감사합니다.

전복라면: ? 언니 뭐에요?

엘뤼에르: 아 저희 학교인데, 사무실로 간식을 보내주고 싶대요. 화환은 됐다고 하니까 그럼 간식을 보내주겠다고…….

 

#. 5월 16일. 산지니 사무실로 배달된 의문의 택배.

 

 

안에는 바로!

 

 

 

맛있는 과자들이 세 상자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취업을 축하하고 응원하는 뜻으로 엘뤼에르 편집자의 모교에서 직장인 산지니 사무실로 간식에 편지까지 보내주셨습니다. 꼭 간식을 보내주셔서 하는 말이 아니라, "졸업은 하였으나 스승과 제자의 평생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는 편지 글귀가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졸업 후 취업했는지를 물어보기 위해 전화를 거는 학교는 많아도, 취업이 되었다고 이렇게 축하해 주는 학교는 드물던데 말이죠.

이 자리를 빌어 경남대 패션디자인학과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좋은 원고가 가장 고프지만, 때로는 맛난 간식도 고픈 산지니 출판사라ㅋㅋㅋ 맛있게 먹고 힘내서 또 좋은 책을 만들겠습니다.

 

보너스 겸 마무리로 엘뤼에르 편집자의 숨막히는 뒷태를 공개합니다. 참고로 저희끼리 부르는 별명은 바로 '유니클로 모델' !

 

퀴즈: 선물은 엘뤼에르가 받은 건데 포스팅은 왜 전복라면이 하는가?
정답: 본인이 직접 쓰긴 부끄러울 거라는 사장님의 배려.

Posted by 비회원

 

 KNN 다큐 <위대한 비행>

 

 

 

 KNN 다큐, <위대한 비행>이 오는 9일부터 31일까지 매주 수, 목요일 11시에 방영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아마존의 눈물>, <최후의 툰드라>등의 교과서나 책으로도 접하기 힘들었던 문명을 다룬 다큐를 즐겨보던 저로선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네요.(방영당시는 몰랐지만 화제를 모으고부터는 어렵사리 찾아서 다시보기도 하였답니다.) <위대한 비행>다큐를 연출하신 KNN방송국의 진재운 PD님께서는 우리 산지니 출판사와도 깊은 인연이 있습니다.

 

 

바로 다큐기획 <한반도 환경대재앙-샨샤댐>과 <백두산에 묻힌 발해를 찾아서>의 저자이기도 하셨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오늘 밤에 방영되는 <위대한 비행>은 과연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새에 대해서 관심이 드문드문했던 저로서는 도요새에 관한 이야기가 낯설었지만, 이리저리 블로그를 찾아보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큰뒷부리 도요새의 경우 인류가 추적한 육지새 중에서 최장거리 논스톱 비행을 기록을 세웠다고 하는군요.(블로그 바로가기) 최북단인 알래스카에 이어 최남단인 뉴질랜드까지 게다가 평생 주행거리를 따지면 지구를 10바퀴나 도는 셈이라고 합니다.

 300g남짓의 새가 가지는 비행은 정말이지 다큐의 이름처럼 <위대한 비행>이 아닐 수 없네요. 이 다큐의 힘은 도요새를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바로, 도요새가 다니는 문명의 연결고리를 찾아 그 문화와 풍습을 이해하고 풀어내고자 하는 것에 다큐의 매력이 힘이 존재하는데요. 월동지인 뉴질랜드에서부터 캄보디아, 파푸아 뉴기니, 알래스카, 몽골, 방글라데시, 호주, 한반도를 아울러 ‘새’의 여정을 따른 ‘새’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그려내고 있다고 합니다.

 아직 방영분을 보진 못했지만, 예고편만 봐도 궁금해집니다. 나레이션은 배우 차인표씨가 출연한다고 하네요. 오늘 저녁엔 <위대한 비행>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더불어 이 다큐멘터리를 연출하신 진재운 PD님의 책 두권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한반도 환경대재앙, 샨샤댐 - 10점
진재운 지음/산지니

이 책은 <2부작, 한반도 환경대재앙-샨샤댐>이라는 진재운 PD님의 환경다큐멘터리의 내용을 토대로 한 다큐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진 PD님은 '샨샤댐'문제를 허락 없이 취재했다며 중국 정부로부터 입국금지를 당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댐건설로 인한 환경오염의 실태를 보여주고 있어, 우리나라의 4대강 문제와 오버랩되는 현실이 씁쓸한 마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블로그 관련 글>>>

2010/07/21 중국 샨샤댐의 환경재앙과 4대강사업의 앞날

2008/12/05 축! 환경도서 당선

 

백두산에 묻힌 발해를 찾아서 - 10점
진재운 지음/산지니

책날개에 있는 진재운 PD님께서 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를 '생태적 삶만이 나와 나의 유전자가 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임을 알아가면서' 다큐멘터리 제작에 집중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이 책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발해, 백두산에 묻힌 멸망의 진실>이라는 다큐 촬영에서 그 내용의 근간을 이루며, 백두산의 화산폭발과 발해의 멸망에 관해 논지를 펴고 있습니다. 특히나 중국의 동북공정이라는 민감한 사안이 이슈가 됐을 당시, 자칫 국수주의로 빠지지 않고 사실을 추적하고자 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책입니다.

 

블로그 관련 글>>>  

2010/07/09 백두산 화산 폭발

 

방영정보 :  프롤로그 '300일의 기적'      - 5월 9일 (수) 밤 11시

                      1부  '날아서 달까지'     - 5월 23일 (수) 밤 11시

                      2부  '새와 사람'           - 5월 24일 (목) 밤 11시

                      3부  '보이지 않는 고리' - 5월 30일 (수) 밤 11시

                      4부  '부러진 날개'        - 5월 31일 (목) 밤 11시      

Posted by 비회원

세헤라자드의 침실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창립총회에 다녀오다

 

 안녕하세요, 산지니의 막내 전복라면 인사드립니다. 엄청나게 훌륭한 편집자가 되어 라면에 전복을 넣어 먹는 호사스러운 생활을 영위하겠다는 세속적이고도 원대한 꿈을 필명에 담았답니다. 다음날 열어보기 부끄러워서 일기도 잘 쓰지 않는데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니 몹시 긴장되지만 앞으로 전복같이 알찬 글 쓰겠습니다.

 
4월 17일 화요일에는 사장님, 동료 편집자 엘뤼에르 씨과 함께 부산 교대역 근처 국제신문사에서 열린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발기인 대회 및 창립총회>에 다녀왔습니다.

 
임진왜란,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 산·강·온천·바다를 낀 사포지향(四抱之鄕), 트로트, 등대 등 부산에는 발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 요소들이 무궁무진한데요.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는 이러한 이야기 보고로서의 부산을 재조명하며, 부산을 비롯한 지방의 스토리텔링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국제신문과 42개의 관련 기관·단체가 함께 만든 협의회입니다.


 이날은 임시의장과 임원을 선임하고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심의하는 등 가장 기본이 되는 회의를 했습니다.

앞으로 위와 같은 일들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홈페이지도 생기고 여러모로 홍보가 많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부산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동참했으면 좋겠네요.

 
 
 ‘스토리텔링’ 혹은 ‘이야기’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면 저는 가장 먼저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헤라자드를 떠올립니다. 무려 천 일동안 쉬지 않는 이야기로 그녀는 자신과 동생은 물론이고 죽을지도 몰랐던 다른 여자들의 목숨까지 살려냈죠.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가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또 행복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가득한 세헤라자드의 침실이 되길 바랍니다.

 
 
사족: 만약 제가 둔야자드였다면 밤마다 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모아 그 누구보다도 빨리 책을 출판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서 인세로 매일 전복라면을……이크, 그전에 목이 먼저 달아났을지도 모르겠네요.

 

국제신문 기사― 부산의 스토리가 세계를 바꾼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20418.22001213010

국제신문 기획기사― ‘스토리 시티’를 연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list.asp?kwd='스토리 시티'를 연다

<신화창조 프로젝트> (제2의 세헤라자드를 꿈꾸는 산지니언이라면 총상금 4억 5천만원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스토리 공모전에 도전해 보시길! 부산과 관련된 스토리라면 더욱 좋겠죠?)
http://story.kocca.kr/

 

 

Posted by 비회원


지난 주 목요일, 사상구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바까데미아"를 다녀왔습니다. 

바까데미아바깥 + 아카데미아 

대학에 갇힌 인문학을 시민들 가까이로 가져온, "프로메테우스적인 액숀"이라 할 수 있는 바까데미아! 

이날 강의하신 정천구 선생님이 이 말을 만들었지요.


베이비페이스 정천구 선생님 ^^




》사상구 평생학습관 프로그램정보 보기




이번 인문학 강의는 논어 읽기였습니다. 소박한 인간, 공자가 제자와 나눈 대화를 기록한 책이지요. 

정천구 선생님은 공자와 맹자의 시대를 비교하고, 각 사상의 전체적인 틀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지레짐작, 수강자들의 수준을 낮춰보고 중요한 내용들을 생략한다거나 하지 않고, 풍부하고 해박한 지식들을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해주는 강의였습니다.




공자의 제자 중에 "자로"라는 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 "자로"라는 사람은 "배움을 통해서 자신을 바꾸는" 인물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공자가 하나의 가르침을 주면, 그것을 완벽히 습득하기 전까지 다음의 것을 배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자로에게 어느 날,  공자가 "아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자로가 대답을 못하자 공자는 이렇게 가르쳐주었습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다." 

이 말을 다시 뜯어보면 제대로 알지 못하는데도, 안다고 착각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모르는 상태입니다. 

정말 안다고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거듭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또 상대방에게 물어보아야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뜨끔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배움을 통해서 나 자신을 바꿔나가는 것이 진정한 즐거움이라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강의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와닿았던 말은 마흔은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이 아니라, 가르쳐야 할 시간이라는 말이었습니다. 

마흔이라면 제게도 아이가 생겼을 테고, 사회에서 "어른"의 위치에 있게 될 겁니다. 

그러니 마흔이 되었을 때 논어를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강의를 들어야겠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어제 저녁 홍세화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러 해운대에 갔습니다. 시간은 저녁 7시 30분. 장소는 노보텔 앰버서더 5층. 노보텔? 강연 장소가 조금은 의아했지요. 해운대 해수욕장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으리번쩍한 호텔들 중 하나였거든요. 알고보니 호텔 노동조합에서 힘을 써주셨다고 하네요. 해운대 우리동네 작은도서관 '봄'과 부산생활협동조합 해운대 마을 모임이 주최했습니다.

'파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에게 듣는다'


짧은 인사와 청중들의 환호로 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강연에 앞서 프랑스에 사실 때 식당에서 만난 한 루마니아 인과의 짤막한 에피소드를 얘기해 주셨습니다.
서로 통성명을 하고 국적을 묻기에 한국인이라고 하니 남한이냐 북한이냐 묻더랍니다. 그냥 한국인이다 그랬더니 그가 하는 말이 "그렇다면 우리는 이웃이다."  엥? 한 대륙 안에 있으니 한국과 루마니아는 이웃이라는 겁니다. 정말 통큰 대륙적 사고방식이지요.

홍세화 선생님은 한국에서 30년, 프랑스에서 20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10년째 살고 계십니다. 한국에서 대학 입학 당시만 해도 KS표(K고, S대)로 주위에서 촉망받는 인재였는데 대학때 선배를 잘못 맛나는 바람에 인생이 꼬였다며 넋두리를 하시네요. 프랑스에서 산 20년은 철저한 이주노동자, 서민의 삶이었다구요.

3살, 6살이었던 두 아이는 유치학교(3년), 초등(5년), 중등(4년), 고등(3년)과 대학까지 전 교육과정을 프랑스에서 받았는데, 프랑스는 유럽에서도 보편적 복지가 잘 이루어 지고 있는 나라다 보니 부모는 이주노동자였지만 아이들은 차별 없는 교육 환경에서 잘 자란 거지요.

프랑스는 6세~16세까지 완전 무상교육이며 학기초에는 학용품비(1년에 40만원 정도)도 나온다네요.
프랑스 대학들도 과거엔 우리처럼 서열화 되어 있어 그 병폐가 심했는데 68혁명을 계기로 파리의 모든 대학이 국립대로 개편되고 명칭도 파리 1대학~13대학으로 평준화되어 전공에 따라서 나뉠뿐 좋은 대학, 안좋은 대학의 개념은 사라졌다고 합니다.
대학 학비는 연 60만원(건강보험료 포함) 정도라고 합니다. 여기저기서 푹푹 한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이런 엄청난 복지 혜택을 프랑스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선진국이고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가 넘을 만큼 잘 사는 나라라서? 재밌는 건 프랑스에서 이만큼 복지제도가 실현된 것은 거의 반세기 전부터이며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은 만달러가 채 안됐을 때랍니다. 

복지를 얘기하면 지배층과 보수들은 재원 마련을 문제로 삼으며 무상급식, 무상교육을 하게 되면 나라가 거덜이라도 날 것처럼 국민들을 협박하는데, 프랑스의 경우를 보면 사회보장제도와 공공복지의 실천이 단지 돈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국과 프랑스는 둘 다 공화국(Republic)이라는 점에서 같습니다.
하지만 공익과 공공성을 실체로 하는 공화국의 이념이 프랑스에서는 잘 실현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무늬만 공화국인 현실입니다.
프랑스는 1789년 대혁명을 계기로 군주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을 이루었습니다. 시민들이 각성하여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이룬 것이지요. 국은 해방 이후 1948년부터 공화국이 되었으나 지배층의 의지였으므로 이념을 실천하는 데 있어서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한국과 프랑스의 다른점 중에서 꼽을만한 것은 아이들 교육입니다.
글쓰기 -  암기
프랑스는 역사, 지리, 사회, 도덕, 철학 등 거의모든 과목을 글쓰기 위주로 가르친다고 합니다. 글쓰기의 기본은 '생각'입니다.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과정이 글쓰기니까요.
한국은 암기 위주 교육입니다. 그것은 결국 입시라는 브랙홀로 연결되구요.
'생각하는 존재'로 키우는 교육과 '생각없는 존재'로 키우는 교육.
그냥 다른점이 아니라 정말 무서운 차이점입니다.

한 청중이 "학교에서도 해주지 않는 글쓰기 교육, 생각하는 교육을 가정에서 부모들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정말 막막합니다." 라고 묻자

"그래도 해야 합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홍세화 선생님께서 제시한 '생각'을 키우는 4단계 방법입니다.

1. 폭넓은 독서
2. 열린 토론
3. 직접 견문(여행, 탐방)
4. 성찰

첫번째부터 난관이죠.
독서가 좋은 건 알지만 어떻게 아이들에게 읽힐까.
숙제를 내주심과 동시에 살짝 답도 주셨습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려면 부모가 먼저 책을 봐라'
 

프랑스가 좋다고 이민가서 살 수는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비교했을 때 좀 낫고 덜 낫고의 차이지 프랑스라고 완벽한 나라는 아니니까요.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우리 옆에 있는 사람.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은?
지금입니다.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를 저당잡히지 맙시다.



오늘 강연은 여기까지.
한국과 프랑스는 한 대륙 안에 있고 철도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먼 나라지만 통큰 사고로 보면 이웃 나라입니다.
언젠가는 기차 타고 프랑스 여행갈 날을 기대해 봅니다.
그러려면 먼저 통일이 돼야하는데^^;

Posted by 산지니북
엊그제가 입춘이었죠.
입춘이 무색하게 내일부턴 다시 한파가 시작된다네요.

3 년 전 집들이 선물로 받은 게발 선인장이 쑥쑥 커
올해도 어김없이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길고 추워 봄이 올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이 엄동설한에 뾰족뾰족 꽃망울을 내민 게 기특해서 몇 장 찍어봤습니다.

설중매가 아니라 설중게발이지요.

작년에도 한겨울에 꽃이 피길래 안스러운 마음이 들어 서둘러 방 안으로 들여놨는데 갑작스런 온도변화때문인지 꽃들이 정신을 못 차리더군요. 어떤 놈은 갑자기 폈다가 하루이틀만에 져버리고 어떤 놈은 제대로 피지도 못하고 시들시들.

제가 실수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지 나름대로 밖의 환경에 적응해서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었는데 저의 넘치는 배려가 오히려 게발을 망치고 말았던 거지요.
작년의 실패를 경험 삼아 올해는 화분을 방 안으로 들여놓지 않고 추운 베란다에 그대로 놔뒀습니다.

Posted by 산지니북

이게 웬 떡

이런저런 2012.01.16 18:57

얼마 전 언니의 부탁으로 선물용 떡상자를 디자인해주었다.
언니는 장전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공서방떡집' 사장님이다.
명색이 북디자이너지만 주위 부탁으로 가끔씩 이렇게 외도할 때도 있다. 커피가게를 차린 친구의 명함, 또 다른 친구 가게의 간판 디자인, 친구 동생의 미용실 홍보 전단지 등등.

최종 시안을 확인하고 포장 업체에 맡긴지 2주 정도 지났는데 완제품이 이제야 나온 것. 책도 그렇지만 패키지는 칼 작업도 추가로 해야 하는 등 제작 공정이 복잡해 시간도 많이 걸린다. 



하지만 떡상자가 너무 예쁘게 나와서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언니가 고맙다며 영양떡 한상자를 보내왔다.
영양떡은 찹쌀로 만들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주재료인 찹쌀 외에도 국산호박꼬지, 밤, 대추, 호두, 호박씨, 해바라기씨, 강남콩, 속청(검정콩), 땅콩 등 10개의 재료가 들어간다. 이름처럼 영양이 풍부한 건강떡이다.
적당한 크기로 낱개 포장이 되어 있어 먹기도 편하다. 오늘 아침에도 밥 대신 먹고 왔는데 한 개만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 앞으로 한달동안 아침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영양떡 잘 먹는 방법

1. 갓 나온 말랑말랑한 떡을 먹을 만큼 먹는다
2. 남은 떡은 얼른 냉동실에 넣어 급속냉동한다
3. 먹기 2~3시간 전에 꺼내 녹힌다(예를 들어 다음날 아침에 식사대용으로 먹을거면 전날 잠자기 전에 꺼내 놓는다)
4. 말랑말랑 녹은 떡을 맛있게 먹는다
* 모든 찰떡류는 위 방법으로 먹을 수 있다.



*공서방떡집 바로가기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부산광역시 금정구 부곡3동 | 공서방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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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지니북